AOS게임관점에서 보는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작년 12월 31일 밤.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을 보러 오랜만에 극장에 갔다.
3시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문득 요즘 하는 AOS게임인 베인글로리가 생각났다.
내부자들의 전개가 이 게임과 상당히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단순화시키면 AOS장르 게임이 되지 않을까?
이 글은 영화 리뷰라기보다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잡생각을 글로 풀어낸 잡소리다.

AOS게임은 A팀과 B팀으로 나누어 상대편 진영을 점령하면 승리하는 게임장르이며,
등장인물로는 영웅과 정글몹, 미니언이 있다.
영웅은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로 정글몹과 미니언을 잡으며 레벨을 올려 적 진영을 점령한다.
미니언은 각 진영에 속한 NPC로 상대 진영을 점령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나간다.
정글몹은 숲 속에서 지내는 NPC로, 평화롭게 지내다가 영웅들에게 희생당한다.
한 게임이 끝나면, 다음 판에는 팀을 다시 짜서 새롭게 시작한다.
전판에 적으로 만났던 상대방과 팀이 되기도 한다.

내부자들 영화를 AOS게임 관점으로 보자.
내부자들에서 주인공들은 두 편으로 갈리며,
각 진영의 우호세력(미니언)들을 활용해서 상대 진영을 공략한다.
승리한 팀은 기뻐하고 패배한 팀은 아쉬워 한다.
이긴팀의 미니언들은 함께 기뻐하지만 돌아오는 건 팍팍한 현실 뿐이다.
미니언의 희생은 승리를 위한 포석이며, 위대하고 값진 일이지만 보상은 없다.
패배한 팀 영웅들은 다음 게임을 준비하지만,
패배한 팀 미니언들에게는 다음이 없다.

내부자들에 나오는 대중들은 AOS게임의 미니언 같다.
대중들은 여유가 없다.
생존을 위해 소속된 곳에서 생업에 종사한다.
먹고 사는 일 말고는 다른 걸 생각할 짬을 내기가 어렵다.
어느 편에서 서서 싸우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생존일 뿐이다.
게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으니 승리도 실패도 그들의 것이 아니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그랬을 뿐이다.
양심보다 배고픔이 큰 사람은 악당 진영에 스스럼없이 들어가고,
그래도 배고픔보다는 양심이 큰 사람은 배고픔을 좀 더 견딘다.
하지만 그 배고픔을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그래서 그들은 대중이 항상 배고프길 원한다.
그래야 무슨 일이든 시키면 하게 될 테니까.

미니언처럼 아무 생각 없이 앞으로 달려나가지 않으려면,
세상을 제대로 보고 생각할 여유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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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유저가 즐기기 좋은 AOS 게임. 도타2(Dota2)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카오스라는 게임을 즐겼습니다.
워크래프트 3의 유즈맵 세팅으로 만든 게임으로,
영웅을 성장시켜 상대편 본부를 부수면 승리하는 게임이었죠.
PVP와 디펜스 게임을 잘 버무린 이런 장르를 AOS라고 부르는데, 이는 예전에 스타 유즈맵 'Aeon of Strife'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라는 대작 출시 소식도 카오스 하다 들었습니다.
"그거 알아요? 카오스가 MMORPG로 나온대요. 5:5가 아니라 떼거리로 싸운대요!"
그게 와우였어요.
와우를 베타 때부터 재미있게 즐겼지만,
라이트유저가 가끔 하기엔 어려운 게임입니다.
게임이 출시되고 초반엔 엄청나게 어려웠어요.
한 친구는 놈리건이란 던전 한 번 도는데 서른 시간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라이트유저가 즐기기엔 어려운 게임이죠.
요즘엔 라이트유저를 위한 콘텐츠가 많아졌다고 해도,
정말 가끔 하는 사람이 즐기기엔 무리가 있는 게임입니다.
마음먹고 해야 하는 게임이지요.
그래서 와우는 자산운용에 좋다더군요.
삼 개월에 오만 원 정도 투자하면, 레저와 외식 비용이 들지 않으니까요.

AOS 게임은 정말 라이트 유저에게 친절한 게임입니다.
한 시간이면 요람에서 무덤까지 한 사이클을 충분히 돌아요.
카오스 이후로 아발론 온라인이라는 게임도 해 봤고,
리그오브레전드(LOL)도 한국에 정식 서비스되기 전에 북미와 유럽 서버에서 재미있게 했습니다.
그런데 내일(10월 25일 금요일) 도타2가 한국에서 정식 오픈 한다네요!
도타2는 롤보다 약간 더 복잡합니다.
우선 마을 가는 포탈을 사서 써야 하고,
아이템 배달도 짐꾼을 사야 해요.
게다가 짐 배달 중에 상대편한테 짐꾼이 죽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크립 막타를 먹기 전에 우리편 크립을 없애는 디나이까지!
롤은 처음에 좀 생소했는데,
도타2는 카오스와 닮은 점이 많아 친숙하네요.
영웅도 카오스에서 보던 추억의 영웅들이 많이 보여요.
몇 판 해봤는데 재미있습니다.
저는 롤보다 도타2가 취향에 맞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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