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통영 여행기를 담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
하하하엔 북촌방향처럼 웃음을 주는 부분은 별로 없었어요.
북촌방향이 코믹물은 아니지만, 훨씬 편한 분위기였는데,
하하하는 좀 더 무거운 느낌이었습니다.
하.하하.
좀 허탈한 웃음 소리라고 할까요?
감독이 누군지 굳이 밝히지 않아도,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몇 편 본 사람이라면,
누구의 작품인지 단박에 맞출듯 합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통영이에요.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든 생각은 ‘통영에 가고 싶다!’
한국에 가면 한번 들러야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것.
꿈속에서 만난 이순신 장군님과의 대화에서,
“그러면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거 뭐 그런 겁니까?”
“아니지. 있는 그대로 보는게 아니지. 그런게 어디있냐.”
이 대사가 기억에 남았던 건,
불교 철학에서는 수행을 통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고 하기 때문이에요.
또 인상적인 장면은,
남자친구가 바람 난 현장을 찾아간 여자의 행동입니다.
“자 업혀요. 한번 업어주고 싶어서 그래.”
그렇게 바람 난 남자를 업어주고 이별을 하는 여자.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건가요?
그리고 아주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 대사.
“생각해 볼게요.”
이 말은 기억의 깊은 곳에서 한편의 조각을 끄집어 냅니다.
‘저건 No!라는 소리잖아?’
강렬한 기억의 파도.
그와 관련된 다른 기억의 조각들도 머리속을 한바탕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이별의 시간.
우리는 각자의 길로 갑니다.
하하하.
일반적인 인간의 삶을 잘 담아낸 영화였어요.
by 月風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