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미술관 둘러보기
부다페스트 현대 미술관 (Contemporary Art, Mucsarnok - the Hall of Art)
이곳에서 투박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작품을 여럿 만났습니다.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미술관이에요.
규모가 아담한 편이라 돌아보는 시간도 얼마 안 걸립니다.
미술관에 들어가자 우선 이 넓적한 얼굴의 나무 조각이 절 반기더군요.
손에 동물을 들고 있는 자세를 보니 사냥꾼 같습니다.
이 기다란 얼굴의 조각도 눈에 띕니다.
도시 사람의 구겨진 표정을 담아낸 듯 보여요.
정말 요즘엔 활짝 펴진 얼굴로 다니는 사람이 별로 안 보입니다.
가끔 웃을 따름이지요.
네모난 머리의 인간들이 비통함에 빠졌습니다.
검은 피부는 마치 석유통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군요.
자본주의 사회의 서민 생활을 보여준 그림이라고 봅니다.
열심히 일해도 생활은 점점 빠듯해질 따름이지요.
온몸이 기름때로 더럽혀지도록 일해도 미래가 없습니다.
욕심 많은 자본가는 단지 자기 배를 채우기 위해 노동자를 이용할 뿐이니까요.
남의 빵을 뺏어 배를 채우면 당장은 든든할지 몰라도,
결국엔 굶어 죽게 된다는 걸 언제쯤이면 그들이 알아차릴까요?
하루빨리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두 인간.
데칼코마니로 표현한 이 무표정한 두 얼굴을 보세요.
현대 교육은 이렇듯 사람을 똑같은 모습으로 찍어내기에 바쁩니다.
행복한 인간이 아닌 쓸만한 자원을 키워내고 있지요.
저는 인간으로서 살아가길 원합니다.
붉은 입술에 먼저 눈이 갑니다.
그리곤 차가운 시선에 깜짝 놀라지요.
따뜻한 피를 가진 사람이 어째서 다른 이를 차갑게 바라봐야 할까요.
우리에겐 포근한 미소와 정감 어린 눈동자로 이웃을 바라볼 여유가 필요합니다.
헝가리 국립 미술관 (Hungarian National Gallery)
저녁에 부다페스트 성에 올라갔다가 미술관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 다시 성에 올라 들어가 보았지요.
규모가 꽤 커서 둘러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꼭대기의 근대 미술품 전시관이 휴관 중이어서 아쉬웠지만,
나머지 작품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하루를 보내기 좋은 미술관입니다.
현대 미술관 건너편의 미술품 박물관(Museum of Fine Arts)도 다녀왔는데, 제 취향이 아니었네요.
작품이 많긴 한데, 흥미로운 작품이 없어 돌아보기 지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