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걷는 기분. 장봉도 가막머리 백패킹.

높은 산을 다녀온 뒤라 몸이 여기저기 쑤시고 피곤했다.
어디 가까운 데서 돗자리 깔고 맑은 공기 쐬며 푹 쉬고 싶은 마음에 백패킹을 결정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장봉도 가막머리에서 백패킹의 여유를~!’
그러나 역시 집 나가면 고생이다.

우선 삼목 선착장까지 거리가 꽤 된다.
동인천에서 삼목 선착장 직행 공영버스가 얼마 전에 새로 생겼는데, 미리 알지 못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왔다.

버스는 삼목 선착장에서 07:50, 10:50, 13:50, 15:50분에 출발하고 동인천역에서는 09:00, 11:50, 14:50, 16:50분에 출발한단다.
(http://www.ongjin.go.kr/ndsys/ndbbs/bbsview.asp?bbscode=board5&seq=7200&gotopage=4&keyfield=&keyword=&deptidx=&search_dept=p&sid=134)
동인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삼목 선착장 가는 체감거리는 동인천에서 서울 잠실 가는 거리정도 된다. 멀다.

지도-'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삼목 선착장에서 장봉도행 배는 한 시간에 한 대 정도로 자주 있는 편인데,
삼십 분 가량 배를 타고 가면 장봉도에 도착한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 나온 수많은 인파와 콩나물놀이를 하며 버스에 올라탄다.
버스는 현금만 되는데, 카드만 들고 온 사람들이 큰소리로 불만을 토로한다.
휴식하러 왔는데 사람에 치이니 피곤하다.

매점-'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장봉도는 꽤 큰 섬이다. 이 넓은 섬 어디에서 야영할까 고민하다가 진촌 해변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진촌 해변 정류장 앞에는 조그마한 매점이 있는데,
육지에서 잊고 온 물건은 정이 매점에서 사면 된다.
정류장에 내려 진촌해변을 향해 걸어갔다.
여기에서 야영하려다 현금이 없어서 못 했다.
야영장 이용료가 현금으로 만원인데,
혹시 배표도 현금으로 내야 할까 봐 비상금을 남겨두느라 야영장 이용을 못 했다. (배표는 카드로 결제해도 된다.)
아무튼 섬에는 꼭 현금을 넉넉히 가지고 와야 한다.

흑염소-'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식수가 넉넉하지 않으니, 지도에 나온 찬 우물 약수터 근처에 자리를 잡으려고 이리저리 헤맸다. 땡볕에 짐을 잔뜩 지고 이리저리 헤맸더니 피곤하다.
장봉도 염소는 길을 잃은 백패커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결국, 약수터를 못 찾고 다른 곳에 자리를 잡기로 마음먹었다.
매점에서 식수를 보충해 6ℓ 물을 짊어지고 가막머리 방향으로 향한다.

가막머리 가는 길-'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가막머리 가는 길-'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배낭-'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경치가 제법 좋은 곳을 만났다.
야영하기 적당한 자리를 발견해서 짐을 풀었더니 살겠다.
인기 좋고 시끄러운 곳 보다는 한적한 곳에 자리 잡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가막머리는 워낙 인기가 좋은 곳이니 시끄러울 테니까.
저녁을 맛있게 먹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저벅. 저벅.’
낯선 발소리에 잠에서 깼다.
시간은 새벽 2시. 납량특집이 시작된 시간이다.
랜턴도 켜지 않은 낯선 누군가가 텐트주위를 서성인다.
“누구세요?”
대답이 없다.
간담이 서늘하다.
발소리는 조용히 멀어지는가 싶더니,
조심스레 텐트 주위를 맴돈다.
무섭다.
등산스틱을 텐트 밖 멀리 놓아둔 것이 아쉽다.
급하게 주머니칼을 꺼내 머리맡에 두었지만 빨라진 심박 수는 줄어들 생각을 안 한다.
‘간첩인가?’
장봉도까지 올 정도 간첩이면 내가 무슨 수를 쓴들 살아남긴 힘들겠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얼마 전 보았던 영화 ‘조난자들’이 떠오른다.
사냥당하는 느낌.
‘야 저거 무섭겠는데~’
영화볼 땐 실감이 안 났는데 막상 내가 그 상황에 부닥치니 정말 무섭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삼십 분간 눈을 말똥말똥 뜨고 밖에 소리에 귀 기울였다.
밖에 나가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참았다.
공포영화의 조연들은 모두 그렇게 죽으니까.
나는 그가 어디 있는지 모르고, 그는 내가 어디 있는 줄 안다.
만약 그가 곡괭이나 도끼로 텐트를 내리쳐서 한방에 끝내지 못한다면,
그 역시 위험에 노출되리라.
피가 마른다.
그가 텐트를 찢고 덤비는 무시무시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난 해가 뜰 무렵까지 선잠을 잤다.
피곤하다.
지금껏 살면서 가장 두려웠던 시간이다.
장봉도의 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그가 누구였는지 궁금하지만, 호기심보다 목숨이 중요하다.
이렇게 무사히 살아남은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가막머리-'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가막머리-'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아름다운 장봉도 앞바다.
죽어서 여기 빠져 물고기 밥이 되지 않고, 살아서 바다를 보니 감개무량하다.
어제 그건 도대체 누구였을까?!

해안 트레킹-'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해안 트레킹-'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가막머리를 지나 해안 트레킹을 시작.
이런 덴 괴나리봇짐이나 매고 걸어야지.
짐을 한 수레 싣고 걷기엔 힘들다.
산길은 걸을만한데, 갯바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닐 땐 배낭 무게가 배로 느껴진다.
그래도 특이한 모양의 돌이 많아 눈은 즐거웠다.

해안 트레킹-'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이정표-'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해안 트레킹을 끝으로 드디어 기이한 체험을 선사해준 장봉도를 떠난다.

카모메 식당 냉모밀-'장봉도 백패킹 Jangbongdo Backpacking'

운서역에 도착해 카모메 식당 냉모밀로 허기를 채우고 장봉도 백패킹을 마쳤다!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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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특색 있는 해변.



사곶 해변

사곶 해변-'백령도 해변'

백사장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모래가 단단하여 해변을 걸을 때 발이 푹푹 빠지는 일이 없어요.

사곶 해변 조개-'백령도 해변'

사곶 해변 갈매기-'백령도 해변'

해변 한쪽에는 조개 무리가 입을 쫙 벌리고 있는데,

갈매기 떼가 조개를 신 나게 먹어치웁니다.


하늬 해변

하늬 해변-'백령도 해변'

사람 냄새가 나는 해변입니다.

백령도 어민들이 해초며, 어패류를 잡아 올리는 곳이지요.

하늬 해변 방어 시설-'백령도 해변'

하늬 해변 방어 시설-'백령도 해변'

참 정감 어린 곳인데, 해안 방어 시설을 넓게 펼쳐 놓아서 삭막한 느낌이 듭니다.

해변과 육지 사이에는 두껍고 넓은 벽을 쳤고, 철조망으로 담 위를 둘렀어요.

통일되어 저 흉물스러운 구조물을 치운다면, 멋진 해수욕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때 다시 와보고 싶네요.


콩돌해안

콩돌 해안 콩돌-'백령도 해변'

콩돌 해안 콩돌-'백령도 해변'

매끄럽고 동글동글한 돌이 특징인 콩돌 해안입니다.

파도에 돌멩이가 휩쓸려 내는 소리가 멋진 해안이지요.

백령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해안입니다.

쏴아~~ 쏴르르르.

소리가 참 좋습니다.

최남선 시인의 '海에게서 少年에게'가 떠오르는 해변이에요.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때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海에게서 少年에게 中 - 최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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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을 품은 해변. 시체스.

역-'시체스 (Sitges)'

바르셀로나 중앙역에서 기차(Renfe)를 타고 오십 분 정도 달리면 시체스에 도착합니다.
표 가격은 왕복 7.2유로였어요.

바닷가-'시체스 (Sitges)'

바닷가에 앉아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닷소리를 들으면 여름 기분이 나지요.

해변-'시체스 (Sitges)'

해운대처럼 바다를 두고 해변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어요.

해변-'시체스 (Sitges)'

꼭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다는 충분히 즐겁습니다.
모래사장을 거닐어도 좋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여름의 소리를 듣는 것도 즐겁습니다.

방파제-'시체스 (Sitges)'

혹은 방파제에 앉아서 바닷바람을 쐬며 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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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서 만나는 자연. 골웨이 남쪽 바닷가 산책.

바다 건너 편-'골웨이 바닷가 산책'

골웨이 남쪽의 울페톤 다리(Wolfe tone Bridge)를 지나 클라다 길(Claddagh Quay)을 따라 걸으면,
멋진 바닷가 풍경이 나타납니다.
길이 꽤 길게 이어져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지요.
이곳을 골웨이를 떠나는 날 아침에 들렀습니다.
비가 계속 많이 내렸어요.
‘아. 비 맞기 싫어.’
‘아. 걷고 싶어.’
하기 싫은 걸 피하면 불쾌한 일이 줄지만,
하고 싶은 걸 한다면 그깟 불쾌감 따위야 뭐 대수겠어요.
모자를 뒤집어쓰고 해변을 거닐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마다 뜀박질하는 사람들이 비를 쫄딱 맞으며 제 옆을 스쳐 가네요.

들풀-'골웨이 바닷가 산책'

강한 바람 탓에 바닥에 몸을 누인 들풀 너머로 조용히 출렁이는 바다가 보입니다.
조금 더 걸으니 빗살이 약해졌어요.

산책 나온 개-'골웨이 바닷가 산책'

동네 사람 하나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습니다.
그들은 낯선 곳을 거니는 낯선 이를 보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지만,
이내 아무것도 못 본 듯이 익숙한 길을 걸어갑니다.

바닷가-'골웨이 바닷가 산책'

빗살이 다시금 거세집니다.
모자 위를 때리는 물방울 소리가 썩 듣기 좋더군요.
잠시 멈추어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자연은 거센 비에도 우왕좌왕하지 않습니다.
아.
저도 자연에 속하는데.
왜 그처럼 의연하지 못할까요?

방파제-'골웨이 바닷가 산책'

방파제 길을 따라 걸으니 갈매기 몇 마리가 머리 위를 스쳐 갑니다.
“끼룩~ 끼루룩~”
그들의 노랫소리에 답가라도 들려주고 싶지만, 가사가 끝까지 기억나는 노래가 없네요.
흘러간 옛 노래를 조금 흥얼거리자 갈매기들이 저 멀리 떠나갑니다.
마치 자동차 엔진 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새처럼 말이에요.
제 목소리도 그리 생소한가 봅니다.
아마 그 소리가 자연스럽지 못해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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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유적 - 올림포스 해변 (Beach Olympos Turkey)
해변의 유적 - 올림포스 해변

산과 바다 - 올림포스 해변 (Beach Olympos Turkey)
산과 바다 - 올림포스 해변

맥주 한잔~ - 올림포스 해변 (Beach Olympos Turkey)
맥주 한잔~ - 올림포스 해변

해변에서.. - 올림포스 해변 (Beach Olympos Turkey)
바다에 돌 던지는 여행자 - 올림포스 해변

노을 질 무렵 - 올림포스 해변 (Beach Olympos Turkey)
노을 질 무렵 - 올림포스 해변


아리랑 연습 - 올림포스 해변

일주일 짜리 바다 자유 이용권을 끊어 매일같이 바다에 나갔습니다.

물에도 몇 번 들어가고,
바다 뒷산에 올라 멍 때리기도 했죠.
파리,모기등의 날벌레들이 좀 귀찮긴 하지만,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낚시꾼들
연인
단체 관광객
혼자 온 여행자.
모두들 나름대로 여유를 즐기는 곳이죠.
여유와 행복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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