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면 그저 웃지요. 프랑스 청년의 교환 학생 체험기.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세비야 스페인 광장-'L'Auberge Espagnole'

토요일 밤.
친구네 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영화를 보았습니다.
프랑스, 독일, 캐나다, 한국인이 모여서 보니,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등장하는 이 영화가 한층 가깝게 느껴집니다.
여럿이 한 집에 모여서 지내는 모습에,
학교 다닐 때 기숙사 생활하던 게 어렴풋이 떠올랐어요.
영화 속에선 집을 같이 쓰고,
기숙사에선 한 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게 좀 다르지요.
아무튼 한데 모여 같이 살면 뭔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매일 같은 주제로 몇 날 며칠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자세를 몇 번 바꾸며 수다를 떨다 보면 어느새 아침이 오곤 했지요.
무슨 세계 평화나, 정치·경제 이런 이야기가 가끔 감초처럼 등장하기도 하지만,
별것 아닌 일상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떠올리지도 못할 것들이 그땐 왜 그리 중요하게 느껴졌는지.
무엇 때문에 그리 숨넘어가게 웃었고.
또 그 무엇이 우리를 그리 아프게 했는지.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신이 나서 몇 날 지껄이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실연의 아픔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사건으로 치명타를 맞아 그로기 상태가 되면 풀린 눈으로 멍하니 앉아 시간을 보냅니다.
이 영화 속에도 그런 장면이 나왔는데, 그걸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지나가면 그저 웃지요.

Radiohead - No Surprises

영화 속 주인공처럼.
공항에 마중 나온 여자친구와 진한 키스를 나눈 적은 없지만,
그들처럼 원거리 연애를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통화 내내 사랑한다 속삭여도 짧은 시간을 티격태격하며 보냈었지요.
그리곤 서로 몸도 마음도 멀리 떠나 각자 갈 길을 갑니다.
‘우리가 나누었던 첫 키스와 마지막 키스 사이엔 참 많은 일이 있었지.’
둘이 걷던 길을 홀로 걷거나,
즐겨 듣던 음악이 흘러나올 때면 옛 기억 떠오르지요.
행복했던 순간은 추억으로 남고,
괴로웠던 기억은 깨끗이 잊어버리기에 우리는 별 탈 없이 사는 것이겠지요?
그 반대라면 어떨지 한번 떠올려 보니,
그 또한 나쁘지 않을 것 같군요.
그럼 지난 날을 추억 하기 보단 지금 행복을 누리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쓸 테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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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년 묵었어도 신선한 고전 영화. 400번의 구타.

이 영화는 얼마전 읽었던 책 ‘나의 고전 읽기’에 소개된 영화로, 1959년에 나왔습니다.
흑백의 영상.
제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흑백 TV가 그리 신기한 물건은 아니었어요.
그 어린 시절 접했던 흑백의 영상 덕분인지,
영화속 아이들이 왠지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50년도 더 지난 영화라 구식이고 지루하진 않을까?’
아니요.
효과음 때문에 귀만 아픈, 공장형 영화보다 훨씬 신선하고 재미납니다.

“선생님, 그건 불법인데요?!”
“뭐? 불법? 여기선 누가 법인지 내가 알려주지.”
저의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이 생각나더군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1959년 작품에 등장하는 선생 같은 작자가 여전히 학교에 있었어요.
단순히 밥벌이로 취직한 선생으로, 교육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존경 받기를 바라죠.
선생이란 타이틀을 떼어 놓고,
책상에 앉혀 놓으면 아이들과 생각하는 수준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순박하기라도 하지요.
물론 말썽 많고 못된 아이도 있지만, 못된 어른만큼 심각하진 않잖아요?
아이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은, 이 영화를 꼭 보면 좋겠어요.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재미나게 본 부분은 체육시간에 동네를 뛰는 장면입니다.
열심히 호루라기를 불면서 달리는 선생님을 따라가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옆길로 새나가는 장면.
정말 재미있었어요. 하하.
400번의 구타.
확실히 명작이라고 소개될 만한 영화입니다!

 

읽을거리

400번의 구타

프랑수아 트뤼포

장피에르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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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투사 체 게바라에 대한 짧은 이야기. Che.

Che

체 게바라

에르네스토 라파엘 게바라 데 라 세르나(Ernesto Rafael Guevara de la Serna).
영화 Che에선 체 게바라의 혁명 생활을 보여줍니다.
1부에선 쿠바 혁명을 다루고, 2부에선 볼리비아 혁명을 다루었어요.
사실 전 체 게바라의 이름만 겨우 들어봤습니다.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주요 인물이다.’ 정도만 알았어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말이죠.
그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다는 것,
자식이 다섯이나 있다는 것도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4시간이 넘도록 화면에 보이는 건 게릴라의 치열한 투쟁의 모습 뿐입니다.
식량이 없어 굶고,
며칠을 걸어가서 막사를 세웁니다.
싸우고, 죽고 죽이고,
동료를 위험에 빠지게 하면서도 자기 살겠다고 탈영하는 놈도 나오고...
치열하고 치열합니다.
그럼에도 자유를 위해 많은 이들이 투쟁에 참여하죠.

La historia me absolverá (역사가 나를 용서할 것입니다.)
- Fidel Castro(피델 카스트로)

겨우 네 단어로 이루어진 이 짧은 문장이, 얼마나 많은 이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걸까요?
그만큼 바티스타의 폭정이 도를 넘었었던 거겠죠.
국민 대다수에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면, 혁명은 성공할 수 없었을 겁니다.

혁명가가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체게바라가 대답합니다.

Un verdadero revolucionario es guiado por grandes sentimientos de amor
진정한 혁명가란 사랑이란 큰 감정의 인도를 받는 사람입니다.
Amor por la humanidad,
인류에 대한 사랑,
por la justicia y la verdad.
진리와 정의에 대한 사랑.
Es imposible concebir un verdadero revolucionario sin esta cualidad.
진정한 혁명가란 사람에게, 이러한 덕목이 없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쿠바 혁명에서, 아바나로 가기 전.
산타 클라라만 남았을 때 체 게바라가 했던 연설도 기억에 남습니다.

Santa Clara.
산타클라라 시민 여러분.
si alguna vez ha existido un momento para luchar por nuestra libertad,
우리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될 어떤 순간이 존재 한다면,
ese momento es ahora.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Ese momento ha llegado.
그 순간이 왔습니다.
- Che Guevara(체 게바라)

대한민국에서 자란 저는 사회주의에 대해 삐딱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자유이고, 평화이며,공산주의는 빨갱이 죽일 놈들. 위험한 것이다.’라는 식의 교육을 받으며 자랐으니까요.
물론 소수의 배를 채우기 위한 공산주의는 나쁩니다.
북한의 수 많은 동포가 식량이 없어 굶어 죽고 있지만,
소수의 상위층은 배에 기름이 가득 찰 정도로 잘 먹고 지내죠.
소수의 배를 채우기 위한 자본주의 또한 나쁩니다.
평등과 자유라는 말로 포장을 했지만,
그 아름다운 단어들이 사고 파는 관계에나 적용됩니다.
자유롭게 사고 팔고 거래하며, 댓가만 지불하면 평등하다.
풀 한 포기 조차 나지 않는 곳에서 태어난 사람에겐,
어떠한 행복할 권리도 주지 않는 자본 주의는 실패한 사상입니다.
지금은 21세기.
진정 자유롭고 평등한 사상 하나쯤 출현해도 좋지 않을까요?

Lo que importa, enseñó el maestro,
무엇이 중요한지, 스승께 배웠습니다.
no es la cantidad de armas en mano,
손에 쥔 무기의 숫자가 아니라,
sino el número de estrellas en la frente.
이 앞의 별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라고.
Esta es ahora una profunda verdad para nosotros.
우리를 위한 뜻깊은 진리의 시간은 바로 지금입니다.
- José Julián Martí Pérez (호세 마르티)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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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Taken - Steven Spielberg, 2002) [테이큰,액션영화,통쾌한영화,taken]

이미지출처 : boulevardcinema.blogspot.com

정말 재미있는 액션 영화였다.

1시간 40분정도로 그리 길지 않지만..



정말 시원한 액션영화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조직의 아지트에 쳐들어가서 설탕이 알바니아어로 뭐냐고 물어보는 장면이다.



불타는 학구열을 보여주는 장면!!



적의 소굴에 들어가서 그런걸 물어볼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있다니..



알바니아어로 설탕은 sheqer 다. 영어랑 별 다르지 않다.ㅎㅎ



그리고 전화받은놈을 알아내기위해 알바니아 인들에게 해석을 부탁한 쪽지에는..



“fat i mbarë!” 나 “fat të mbarë!” 혹은 “paç fat!” 이란 말이 써져 있었을 꺼다.



good luck!!



아무생각없이 다 때려부시는 영화 보고 싶은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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