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몽마르뜨. 타이타닉이 마지막으로 들렀던 항구 마을. 코브.
코브엔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타이타닉의 마지막 기항지로 널리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타이타닉’이란 글씨가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기차역 부근에 상점과 박물관이 몰려있는데요.
사람들은 주로 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럼 코브는 타이타닉이 유명한 관광지라는 기억으로만 남을 테지요.
그건 참 아쉬운 일입니다.
언덕을 올라가면 코브의 소박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오거든요.
가장 경치 좋은 곳엔 신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 서 있어요.
이 성당 앞마당에서 코브를 내려다보면 마치 파리의 몽마르뜨에 온 듯 합니다.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들어요.
몽마르뜨는 워낙 유명한 장소라 사람으로 붐비지만,
코브의 언덕배기엔 그리 많은 사람이 올라오진 않거든요.
마을을 내려다보니 오랜 세월 한 자리에 서 있던 집들이 보입니다.
요즘 지어지는 집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이죠?
잘 보면 집마다 굴뚝이 여러 개입니다.
코크에도 이런 집들이 좀 되지만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여기선 그것이 유난히 눈에 띄어 오랫동안 바라봤어요.
굴뚝이 네 개인 곳도 보이고, 여덟 개씩이나 되는 집도 있죠.
중앙난방이 안되던 시절엔, 방마다 벽난로가 있었답니다.
그래서 방 개수만큼 굴뚝이 필요하던 거죠.
겨울이면 방마다 먼지 날리고 청소하기 참 어려웠겠어요.
우리나라 선조의 지혜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지리산 칠불사(七佛寺)의 아자방(亞字房)은 한번 불을 지피면 49일이나 따뜻했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D
코브 구경을 마치고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커다란 벽화가 보입니다.
타이타닉이 침몰한 지 100년이 흘렀다네요.
내년엔 이곳에 101주년을 알리는 벽화가 그려지겠지요.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