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산악자전거. 블랙캣 F2.4
자전거 좀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구매 계획은 없었습니다.
참 갑작스럽게 자전거를 사게 되었어요.
집 근처 섬으로 가볍게 여행을 떠나볼까 하는데, 교통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걸어서 여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르고, 겨우 하루에 20킬로 내외 타자고 차를 빌리는 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동차 하루 대여 비용 팔만 원. 삼일이면 이십사만 원. 차라리 자전거를 한 대 사겠다.’
걷기엔 좀 힘들지만, 포장도로가 잘 닦인 곳이라면 자전거만 한 게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구매한 녀석이 입문용 MTB인 블랙캣 F2.4입니다.
구동계가 데오레급 이상은 되어야 입문이라고 하지만,
제가 자전거로 얼마나 험한 산을 타겠어요.
지금의 저에겐 아세라급으로도 충분합니다.
이걸 타다가 자전거 타는데 큰 재미를 느낀다면 상위 모델로 올라가는 것도 괜찮겠지요.
저는 편안한 승차감이 좋은지라 로드로 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어쩜 승차감 종결자인 풀샥으로 갈지도 몰라요.
아무튼, 일단 이 녀석을 열심히 타 봐야겠습니다.
오 년쯤 타면 제 자전거 취향을 좀 알겠지요.:D
인터넷으로 주문하니 블랙캣 F2.4가 상자에 담겨 배달됩니다.
조립해야 하지만 주요 부분은 거의 조립이 되어 오는 상태라 별로 어려울 것은 없어요.
제가 조립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핸들바 조립
- 앞바퀴 조립
- 브레이크 조립
- 킥스텐드 조립
- 앞브레이크 세팅
- 뒷브레이크 세팅
- 안장 조립
간단하죠?
그래도 첫 조립이라 그런지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어요.
디스크 브레이크는 처음 써 보는데 세팅하기가 림 브레이크랑 별 다를 게 없습니다.
비 오는 날 경사에서 림 브레이크 달린 자전거로 경사 타고 내려가다가 먼 길 떠날 뻔했는데,
발브레이크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던 생각이 나네요.
디스크 브레이크는 빗길 제동력이 좋다고 하니 한번 믿고 타 봐야겠어요.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부분은 어처구니없게도 브레이크 줄 자르기입니다.
앞브레이크 줄이 좀 길어서 알맞게 잘라야 하는데 이게 엄청나 튼튼한 겁니다.
통신 공사에 쓰는 커터로는 잘 끊기지가 않더라고요.
배선 자르는 비싼 니퍼로 물어봐도 니퍼 날만 나갔어요.
한 시간도 넘게 선을 자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래서 인터넷으로 사면 자전거 전문점에서 조립하라는 거구나.’
자전거 전문점엔 공구가 잘 갖추어져 있을 테니 이런 선쯤은 뚝 하면 1초 만에 끊어버리겠지요.
견고하게 꼬인 선을 풀어서 한가닥 한가닥 정성스럽게 자르고, 다시 꼬아주는 작업을 했습니다.
미친 짓이지요.
다음에 다시 자전거 조립할 일이 있다면 반드시 자전거 브레이크 선을 단숨에 끊어주는 니퍼를 먼저 사야겠어요.
브레이크선 자르는 것만 뺀다면,
나머지는 PC 조립보다도 간단합니다.:D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