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을 결정하는 일자리의 새로운 지형. 직업의 지리학.

왜 도시는 이렇게 붐비는 걸까?
왜 공기 좋고 물 맑은 데서 살다가 매연투성이에 별도 안 보이는 복잡한 서울로 모여들까?
엔리코 모레티 교수는 통계를 인용하여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하여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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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은 한쪽이 이기면 다른 쪽이 지는 축구 같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교역 대상국들 가운데 한 곳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우리가 그 나라에서 사는 상품이 더 싸진다는 게 분명한 사실이다. 이것은 우리, 즉 소비자를 약간 더 부유하게 만든다.

앞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낮다 보니 이런 문구를 담은 거대한 옥외 광고판마저 등장했다. “시애틀을 떠나는 마지막 사람은 전등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1979년에는 앨버커키가 시애틀보다 더 안전한 곳이었지만, 이제 그곳의 범죄율은 시애틀보다 높으며 살인사건 발생률은 시애틀의 두 배가 넘는다.

한 도시의 숙련 근로자 수와 그 도시의 미숙련 근로자 임금 사이에 주된 연관성은 세 가지가 있다.
* 숙련 근로자와 미숙련 근로자는 서로를 보완한다. 전자의 증가는 후자의 생산성을 높인다.
* 교육을 더 많이 받은 노동 인구는 지역 고용주들이 더 새롭고 더 개선된 기술을 채택하도록 촉진한다.
* 셋째, 한 도시 인적 자본의 전반적 수준 향상은, 경제학자들이 인적 자본 외부효과(externalities)라고 부르는 것을 발생시킨다.

사회적 승수효과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비슷한 공동체의 주민들과, 소득과 교육 수준 차이가 많이 지는 공동체 주민들 간에 건강상의 격차를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그것은 실질적으로 다음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형태의 사회경제적 분리는 사람들의 건강과 장수에 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간접적으로 영향이 사람들 자신의 교육과 소득이라는 직접적 영향보다 크다. 이는 놀라운 결론으로 이어진다. 당신이 어디 사느냐가 당신이 얼마나 오래 사느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 신생 기업을 만드는 열쇠로는 많은 지원, 많은 팀 빌딩(team building - 조직 개발 기법의 하나로서, 팀의 목표 설정, 각 구성원의 책임 명확화,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개선 등에 의해 집단의 일체화와 작업효율 향상을 꾀하는 것), 다수의 조직화, 기업가와 모험자본가 사이의 관계가 있다. - 빌 드레이퍼

새 아이디어는 진공 상태에서 탄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창의적 근로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혁신과 생산성을 높이는 학습 기회를 창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지식의 흐름과 확신은 근로자들과 기업들이 혁신 단지 안에 자리 잡아야 할, 매우 중요한 세 번째 장점이 된다.

지리는 지식 확산에 중요하며, 지식은 거리가 멀면 신속하게 죽는다. 인용자가 피인용 발명가에게서 0~40킬로미터 사이 거리에 있을 때 인용 정도가 가장 높다. 인용하려는 발명가가 피인용 발명가에게서 40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을 때 인용비율을 현저하게 낮아지며, 그 효과는 거리가 160킬로미터가 넘으면 완전히 사라진다.

똑똑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우리는 더 똑똑해지고 더 창의적이 되고 궁극적으로 더 생산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똑똑할수록 그 효과는 그만큼 더 강하다.

시장 경제는 절대 고정적이지 않다. 최첨단인 제품도 이내 상품화되며 만들기 쉬워진다. 기술의 최첨단에 있는 산업들도 이내 주류가 되며 시간이 더 흐르면 과거의 유물이 된다. 오늘 좋은 일자리도 미래에 안 좋은 일자리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역학을 처음 인식한 사람은 카를 마르크스였다. 그는 그것을 자본주의 체제에 내재한 불안정성의 증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80년 뒤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결함이기는커녕 이러한 ‘창조적 파괴’의 과정은 자본주의의 가장 큰 힘이며 그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의 혁신 단지들이 그 우위를 지켜나가기 위해 적응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단지들은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하지 않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 단지들을 지탱하는 산업이 성숙하며, 번영을 가져오기를 멈추고, 골칫거리로 변모할 것이다. 끌어당기는 힘은 중요한 장점을 제공하지만, 한때 막강했던 단지들도 극적 방식으로 붕괴했다.

고실업의 현지 노동시장에 그대로 남는 실직 근로자들은 실질적으로 그 노동시장의 모든 타인들에게 비용 또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부담 지우는 반면, 멀리 이동하는 근로자들은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킨다. 이주 바우처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다. 이주 의사를 지닌 근로자의 수를 늘림으로써 바우처는 이주를 택해 다른 곳에서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과 그대로 남아서 더 나은 취업 기회를 갖게 되는 사람들을 모두 이롭게 한다.

존스타운 같은 도시들에서 사람들이 받는 명목 봉금(nominal salaries)은 낮다. 하지만 주거비가 다른 곳들보다 낮기 때문에 보통의 봉급이 더 많은 구매력을 갖는다. 이에 반해 뉴욕, 워싱턴, 보스턴 주민들은 명목 봉급은 많이 받지만 실질 봉급(effective salaries)은 많지 않다. 봉급 가운데 많은 부분이 주택 대출금 상환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 고급화 문제의 진정한 해법은 주택 재개발 제한과 정반대이다. 혁신 중심지들은 주택 신축을 제한할 게 아니라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 현명한 성장 정책을 통해 바르게 관리된다면, 특히 시가지 중심부에 집중되고 대중교통망의 확충이 뒤따른다면, 주택이 더 많이 생기는 게 도시 외곽 지역의 무질서한 확장과 교통 혼잡을 야기시키지는 않는다. 이런 종류의 시가지 개발 정책들은 주택 고급화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식 전파와 혁신을 조성하는뜻밖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도시 내에서 촉진할 수 있다.

학자들이란 어느 정도 첨단 기업들과 같다는 사실, 즉 학자들은 아이디어를 교환할 만한 우수한 동료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경향이 있음을 재빨리 깨달았다. 혼자 내버려두면 학자들은 침체되는 편이다. 따라서 이미 강한 학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강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생산적인 연구자들의 존재가 다른 생산적인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이며, 약한 학과들은 같은 이유로 더 약해지기 때문이다. 훌륭한 학자는 절대 먼저 약한 학과로 이동하지 않으려 한다. 단지 위신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생산성 때문에 그렇다.

도시를 나쁜 평형 상태에서 좋은 평형 상태로 옮기는 유일한 방법은 대대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교착 상태를 끊고 숙련 근로자들, 고용주들, 전문적인 사업 서비스 업체들을 동시에 새로운 장소로 데려오는 합동 정책이다. 오직 정부만이 이러한 대대적 지원 정책들을 주도할 수 있다. 정부만이 개별적 행위자들(근로자들과 고용주들)을 조직화해 뭉침의 과정을 작동시킬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은 먼저 이동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에게 공족 보조금을 제공하되, 그 과정이 자동으로 굴러가게 되면 보조금을 끊는 방식이다.

오늘날 미국 내 불평등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거물급 인사 수천 명에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부의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은 확실히 문제이긴 해도, 대학 졸업장을 가진 4,500만 근로자와 대학 졸업장이 없는 8,000만 근로자 간에 급속히 커지는 격차만큼 중대하지는 않다. 이제 밝혀볼 텐데, 임금 불평등은 사람들의 삶에(그들의 생활 수준, 그들의 가계 건전성, 그들의 건강, 심지어 그들 자녀의 건강에까지)정말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또 다른 오해는 임금 불평등의 확대가 주로 의도적인 경제 정책 때문에 생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최저임금의 실질가치 하락, 노조와 같이 저임금 소득자들을 보호하곤 했던 기관들의 약화, 규제 완화로 나아가는 일반적 추세를 예로 든다. 하지만 자료를 세심하게 살펴보면 제도적 요인들은 단지 부차적 역할밖에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1964년 시카고대학교의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인적 자본>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이 책으로 뒷날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대학 진학 결정은, 그 핵심을 살펴보면, 다른 어떤 투자 결정과도 똑같다. 국채를 살 때 당신은 비용을 선불로 지불하며 시간이 흐른 뒤 그 수익을 받는다. 대학 진학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베커는 지적했다.

폭발적 상호 연결, 거리의 종말에 주목하는 온갖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일하는 장소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의 최고 아이디어는 여전히, 우리가 마주치는 사람들, 우리 주변에 바로 펼쳐져 잇는 사회 환경에서 우리가 얻는, 일상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자극을 반영한다. 우리의 중요한 상호작용 가운데 대부분은 여전히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배우는 가치 있는 것의 대부분은 위키피디아가 아니라 우리가 아는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든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이 하는 일이다. - 야니브 벤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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