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에우스카디 지방의 대도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 가려고 왔던 도시.
미술관을 둘러보고 조금 걷다 보니 축제가 한창이다.
마치 이 축제에 참여하려고 빌바오에 온 듯 인파 속으로 스며들었다.
왜 고작 참치 샌드위치 하나를 사려고 사람들이 줄을 기다랗게 서있는 건지 의문을 품었으나,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그 기다림이 당연하다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맥주도 한 컵 마시고 그들의 들뜬 분위기에 취해 축제 거리를 흘러다닌다.
곳곳에서 울리는 음악 소리에 맞춰 사람들은 흥겹게 어깨를 들썩인다.
잠시 축제 거리에서 빠져나왔더니 언제 그렇게 시끌벅적했냐는 듯이 한적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나 잡아봐라'놀이를 자주 하는지 '나 잡아봐라'주의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이 재미있다.
다시 축제 속으로 들어가자 반가운 가게가 보인다.
츄.츄.츄.츄.츄러스.츄러스!
스페인 츄러스가 생각나서 한국에서 사먹을 때마다 실망을 거듭했는데, 여기 진짜가 나타났다!
바삭한 츄러스를 초콜릿 소스에 푹 찍어 먹는 이 맛.
최고다.
축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빌바오 사람들의 축제는 이제 막 시작인가보다.
축제를 즐기러 가는 사람이 거친 물살처럼 몰려와서 우리는 연어가 된 기분이었다.
그 술에 취한 연어 두 마리는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무사히 도착해서 막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