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뻗은 나무가 특히 멋진 절. 선암사.
순천에서 보내는 이튿날.
버스를 한참 기다려서 선암사에 갔습니다.
버스가 매간 한 대 정도 있는데, 한대를 눈앞에서 놓쳐버렸거든요.
하긴, 일정이 빠듯하지 않으니 좀 기다려도 상관없습니다.
버스를 타고 순천 시내를 돌아 선암사로 향합니다.
처음 와보는 동네라 그런지 버스 밖 풍경이 신기하고 재미있네요.
이렇게 버스에서 밖을 구경할 여유가 있는 것은,
차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낙안읍성이나 순천만 쪽 버스는 수도권 러시아워의 지하철 수준이었거든요.
그쪽을 갈 땐 넷이 모여 택시를 타고 가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버스는 어느새 시내를 빠져나와 산길로 접어듭니다.
꼬부랑 길을 돌 때 조금 멀미가 났어요.
잠깐 졸았더니 버스가 목적지에 도착했네요.
내려서 차 시간을 확인하고, 선암사로 걸음을 옮깁니다.
가는 길엔 찻집이 있어요.
우리나라 차를 소개하고 전통 차 시음도 제공합니다.
잠시 들러 차 구경을 하고 계속 걸어 올라갔어요.
강선루를 지나면 곧 선암사가 나와요.
선암사는 꽤 규모가 큰 절입니다.
화재로 대웅전을 비롯해 많은 건물이 타 없어졌다고 하는데,
하나씩 복원 작업 중이라고 하네요.
선암사엔 쭉쭉 뻗은 풍채 좋은 나무가 많습니다.
이 측백나무가 특히 멋지더군요.
선암사는 매화가 특히 유명하다는데,
저는 꽃피기 전의 선암사 풍경도 매우 좋았습니다.
혹시 매화 구경하러 가신다면 다음 주 정도가 좋겠지요? :D
선암사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가면 편백 숲과 꽃밭도 나온다는데,
바람이 몹시 불고 추워서 조금 걷다 내려왔습니다.
졸졸 흐르는 계곡물이 추워 보였을 정도니까요.
여름에 오면 이 계곡이 참 시원스러워 보일듯합니다.
절이 자리한 곳은 보통 나무가 많지만,
선암사처럼 나무가 눈에 띈 곳이 없었습니다.
숲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눈에 띈다는 것은,
절이 주변 경관과 조화로이 지어졌다는 뜻이겠지요.
언제가 되었든 꼭 다시 한번은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