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 평양냉면 맛집. 만포면옥.
2년 전 여름.
무척 더운 날 자전거를 타고 세 시간을 달려 구파발 근처에 도착했다.
배도 고팠지만, 무엇보다 뜨거운 햇살에 목이 탔다.
그때 눈에 띈 냉면 집이 구파발 만포면옥이다.
만포면옥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들어가자 빈자리가 딱 하나 있었다.
자리에 앉아 주문하는 동안 손님이 몰려들었고,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다고 생각하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갈 길을 갔었는데,
그 냉면집이 여름마다 떠오를지는 몰랐다.
'무슨 냉면 한 그릇 먹자고 구파발까지 가나.'
그렇게 한 해가 지나고 올해에도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얼마 전 을밀대에서 냉면을 먹으며 만포면옥 냉면이 자꾸 생각났다.
을밀대도 맛있긴 하지만 만포면옥은 워낙 냉면이 고플 때 먹었던 거라 기억이 좋았다.
그래서 비록 기억이 나를 속였을 지라도 올해는 꼭 만포면옥을 다시 찾고 싶었다.
멀리 여행 삼아 찾아간 구파발 만포면옥.
기억이 나를 속이지 않았다.
놋쇠 그릇에 푸짐하게 담긴 물냉면에 백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이 좋다.
육수도 정말 맛있다.
누구에게나 꿈꾸는 유토피아가 있겠지만,
내 꿈속 냉면집은 만포면옥이다.
냉면을 푸짐하게 먹고 집에 돌아왔는데, 만포면옥 냉면이 떠올라 입맛이 다셔진다.
다음 여름에 또 가야겠다.
아니, 여름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구파발에 갈 일을 만들어야겠다.
만포면옥 위치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