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내가 베어 그릴스처럼 야생에 던져진다면 어떻게 살아남을까?
그럴 때 트레드처럼 다양한 공구가 있다면 유용하지 않을까?
2015년. 레더맨에서 트레드(Tread)를 출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레더맨 스켈레툴을 캠핑에서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으니 저건 꼭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일주일이 지나자 현실로 돌아왔다.
'그러고 보니 캠핑가서 스켈레툴에서 쓰는 거라곤 플라이어랑 병따개 정도잖아?!'
하물며 플라이어도 없는 레더맨 트레드(Tread)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가격도 스켈레툴CX 보다 배는 비싸다.
야생에 떨어졌을때 십자 드라이버 따위가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공구가 필요한 도시 환경에서는 훨씬 사용하기 편리한 공구가 가까이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자꾸 이 아무짝에도 쓸 곳이 없는 공구가 끌렸기에 위시리스트에서 넣어둔 지 2년이 넘었다.
우연인지. 페블 2 SE가 싸게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단돈 오만원에 스마트 워치를 당신손에!'
한 번쯤 써보고 싶긴 했지만 충전을 자주 하기는 귀찮을 것 같았고 가격도 기능에 비해 높았던 스마트 워치.
이거다.
레더맨 트레드를 시곗줄로 사용한다면 적어도 시곗줄 용도로는 쓸만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레더맨 트레드와 페블2 SE, 트레드와 페블을 이어줄 22mm 링크를 질렀다.
기다리던 트레드가 도착했다.
이건 그저 시커멓고 묵직한 쇳덩어리로 예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얇은 팔목에 차기에는 너무 커서 설명서를 보고 링크를 뽑아내기로 했다.
살면서 한 번도 필요한 적 없었던 공구는 앞으로도 쓸 일이 없을 테니 과감히 두 개를 뽑아냈다.
나사는 십원짜리로 쉽게 풀고 조여진다. 잘 만들었다.
트레드에 장착할 페블 2 SE도 도착했다.
페알못이라 페블 Pebble 2 SE 기본정보(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0688753)를 읽고 찬찬히 설정을 해봤는데,
클리앙 뽐뿌 구글과 스택오버플로 레딧에 나와있는 101가지 비법을 동원해도 지금 사용 중인 원플러스 2와는 연결이 불안정했다.
워치페이스도 설치되지 않고, 앱도 설치되지 않는다.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자 입에서도 에러 메시지가 나오는 듯 했다. 이런 Ssssssssssssssya.....
다른 안드로이드 폰과도 연동이 잘 안 돼서 혹시나 아이폰에선 되는가 시도했더니 아주 잘 된다.
그래서 아이폰에 연결해 한글 패치도 하고, 앱과 워치페이스를 받아서 다시 원플러스2와 연결했다.
불안정한 연결 탓인지 알림이 한참 뒤에 와서 스마트워치 기능을 제대로 활용은 못하지만,
레더맨 트레드와 잘 어울리는 시계 알맹이라는 점을 위안으로 삼는다.
트레드에 페블을 직접 연결하려고 22mm 링크를 샀다.
이 링크는 묵직한 쇳덩어리 두 덩어리와 핀, 시계 연결할 때 쓰는 공구가 들어있다.
포장이 페블2 SE보다 고급지고, 가격도 시계보다 비싸다.
만약 이 링크가 없었다면 트레드에 페블을 끼워 맞추려고 페블에 구멍을 뚫다가 시계를 몇 개 망가뜨렸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행여나 시계가 수명을 다해서 버리게 되면 다른 22mm 시계로 갈아타기 편리하니 맘 편하게 링크를 샀다.
시계와 아주 잘 연결된다.
레더맨 트레드 링크 중 반을 빼야 했지만 시곗줄로서 역할을 잘 한다.
지금껏 써본 공구는 병따개가 다인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맥주를 샴페인처럼 따버렸다.
두번째 병을 딸 때는 꽤 익숙해져서 다른 병따개를 쓸 때와 다름이 없었다.
나중에 육각 렌치라도 한 번 쓸 일이 생기면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생각보다 아주 무겁지는 않다.
모래주머니보다 매우 가볍다.
그런데 왜 자꾸 킹오브파이터의 장거한이 생각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완성된 시계를 차고, 자전거를 탄 첫날.
잘 달리던 중에 팔에서 뭐가 떨어지면서 바퀴에 감겼다.
도로를 달리던 중이라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가 날 뻔하였으나 다행히 트레드 나사 두 개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시계에도 기스가 크게 생겼지만 기능에는 문제가 없어 잘 쓰고 있다.
분명 자전거를 타기 전날 밤 나사를 꽉 조였는데, 자전거가 바닥 요철에 덜컹거리면서 나사가 풀렸나 보다.
살아 숨 쉬는 것이 새삼 고맙다.
켜진 불을 끄러 가기가 귀찮을 때가 이따금 있다.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조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조명을 바꾸면 꼭 저런 거로 바꿔야지!'
필립스 휴(Philips Hue), 샤오미 이라이트(Yeelight) 다양한 스마트 조명이 출시되었다.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설치도 간편해 보인다.
단지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잘 들어오는 집 조명을 다 뜯어 버리고 새로운 조명을 들이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거다.
그러다 스위처 제품을 알게 되었다.
'찍찍이를 원래 쓰던 조명 스위치에 붙이기만 하면 끝!'
정말 편해 보여서 무료체험을 신청했다.
인기가 많아서인지 결제하는 동안 체험 수량이 모두 소진되었다.
며칠 후 다시 문자를 받았다.
스위처 `한 달`무료사용 지금 바로 아래 링크에서 신청해주세요! *선착순 50명
이번엔 성공!
드디어 스위처를 써볼 기회가 생겼다.
우리나라의 총알 배송에 길들여진 사람에겐 배송이 생각보다 더딜지도 모르겠다.
무려 일주일이나 걸려서 배송이 시작되었으니까.
그래도 직구한 물건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잊고 지내면 언젠가 물건이 도착한다.
설치 방법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듯 간편하다.
벨크로를 떼서 원래 쓰던 스위치 양옆에 붙인 다음 핀셋으로 스위처 전원을 켜고 벨크로에 붙여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앱에서 원래 쓰던 조명을 켜고 끌 수 있다.
신기했다.
앱을 켜고 설치된 스위처와 연결을 시도한 후에 조명이 잘 켜지고 꺼지는지 확인했다.
잘 된다.
그렇게 첫날 테스트를 해보고,
며칠간 의도적으로 스위처를 사용하려고 해봤다.
그런데 직접 가서 켜고 끄는 것 보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찾아 실행하고 블루투스 연결을 기다리고, 스위치를 켜는게 더 불편했다.
그리고 스위치 위에 스위처를 붙였더니, 원래 스위치 보다 눌리는게 시원찮고 느렸다.
그 이유는 스위처 버튼을 누르면 내부 스위치가 동작하면서 원래 스위치를 누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지연이 생기기 때문이다.
스위처는 예약 제어 기능을 제공하므로 집에 불이 켜지고 꺼지는 시간을 제어하는 기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쓸모가 있을듯하다.
그러나 내 생활 환경에서는 스위처를 사용하는 게 예전 방식보다 불편해서 반납을 결정했다.
벨크로를 떼어내면 끈끈이가 원래 스위치에 묻어서 지저분해질까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깨끗하게 잘 떼어졌다.
덕분에 스마트 조명에 대한 뽐뿌가 약간 줄어들었다.
청소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이다.
주 중에는 밤에 툭탁대면 이웃에 시끄러울까 봐 마음껏 청소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주말에 날 잡아서 청소하자니 주말에는 좀 쉬고 싶다.
10분이면 배터리가 다 달아버리는 무선청소기를 돌리는 일 정도야 괜찮다.
하지만 걸레질하려면 걸레를 빨아 꼭 짜고는 구석구석 밀어야 하는데, 힘도 들고 시간도 잡아먹는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던 녀석이 브라바 380t라는 걸레질하는 로봇 청소기다.
정가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인데, 아마존에서 상품박스 손상으로 관세 내 가격으로 올라온 제품을 직구로 구매했다.
박스 안에는 로봇 청소기 본체, 충전기, 내비게이션, 물 걸레용 걸레판, 마른 걸레용 걸레판, 물걸레와 마른걸레 한 장씩, 그리고 설명서와 보증서 등이 들어있다.
내비게이션은 천장이 잘 보이는 곳에 두면 로봇이 공간을 탐색할 때 쓴다고 한다.
우선 시험 삼아 브라바 380t를 돌렸더니 먼지가 이만큼이나 나왔다.
그런데 이 걸레를 빨아서 말리는 게 귀찮다.
편하자고 로봇 청소기 샀는데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하기는 싫다.
그래서 280*200 규격 청소용 부직포를 사서 끼워줬더니 청소 깨끗이 잘한다.
브라바 380t.
가격대비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여준다.
가끔 추락하고 카펫 위로 올라오기도 하지만 대신 청소를 해주는데 이쯤이야 괜찮다.
매일매일 바닥에 광나게 청소하는 게 아니라,
걸레질을 분기별이나 월말에 한 번쯤 하던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청소기다.
진공청소기가 아니라 그리 시끄럽지 않아서 집에 있으면서 돌려도 부담 없다.
그리고 집에 있는 인형들을 태워서 돌리면 SF 영화에 나오는 로봇을 보는 기분이 나서 재미있다.
브라바 380t에 올리는 인형은 둥글둥글하고 중심이 아래로 잡혀있는 인형이 좋다.
인형을 올려놓으면 구석에 들어가지 못하니, 잠깐 재미로만 올려보자.
원래 TV를 즐겨보던 편도 아니거니와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 아무런 TV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
그래서 HDMI 단자를 가진 한때 최신형 LCD TV는 아무런 활약을 하지 못하고 먼지 컬렉터가 되어가고 있었다.
크롬캐스트라도 하나 사서 달아볼까 하다가 아마존 파이어 티브이 스틱이라는게 나왔다길래 시험 삼아 한 번 사봤다.
처음 친해지기까지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은 꽤 잘 쓰고 있다.
내가 아마존 파이어 티브이 스틱에게 바랬던 건 오래된 TV를 '리모컨으로 조작하고 다양한 컨텐츠를 보여주는 안드로이드 기기'로 만들어 주는 거다.
태평양을 건너 먼길을 온 파이어티비 스틱을 TV에 꽂기만 하면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 기대했고 실제로 그런 듯 보였다.
그러나 아마존 앱 스토어엔 마땅한 앱이 안 보였고, 게임을 몇 개 깔아서 잠깐 즐겼을 뿐이다.
그러나 겨우 이걸 하려고 파이어 티브이 스틱을 산 건 아니다.
물론 길 건너 친구들(Crossy road)은 재미있었지만, 캐릭터를 다 모을 때쯤 되니 재미가 시들었다.
뭔가 다른 콘텐츠가 필요했다.
그래서 유튜브를 깔았다.
유튜브는 아마존 앱 스토어에도 있고 이 앱만 설치하면 거의 모든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데 어려움이 없다.
그래도 뭔가 아쉽다.
가끔은 영화도 보고 한국 방송도 보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두 가지다.
다양한 앱을 설치하는 것과 그 앱 목록을 보기 쉽게 보여주고 실행을 도와주는 런처를 설치하는 것이다.
우선 아마존 파이어 티브이 스틱을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아마존 파이어 티브이 스틱 설치하기
HDMI 단자에 아마존 파이어 티브이 스틱을 꼽는다.
전원을 연결한다.
무선 인터넷 설정을 해준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다. (최신 업데이트에서는 런처를 사용 못하도록 막았다. 이건 아래에 다시 설명하겠다.)
설명서를 보고 이런저런 부품들을 뚝딱뚝딱 조립하면 된다.
조립이 간편에 별도의 공구가 없어도 되는 게 큰 장점이다.
그러나 수영을 할 때 오리발 달면 속도가 나는 것처럼 별도의 공구가 있으면 더 좋다.
특히나 많은 이케아 가구를 조립해야 한다면 더 그렇다.
그래서 여러 추가 도구를 이용해서 조립했다.
이케아 가구 조립 공구
십자/일자 드라이버
스킬 2588 전동 드릴
보쉬 다목적 드릴 비트 세트 Promo-V-line 41PCS
고무망치
쇠망치
펜치
스패너
나사를 조이는 조립이 많기에 드라이버, 드릴과 비트가 제일 많이 쓰이고 고무망치는 나무 아귀가 잘 안맞을때 판을 덧대고 툭툭 쳐서 아귀를 맞출 때 쓴다. 펜치는 너트를 잡아주고 나사를 조여야 할 때 등 범용으로 쓰인다. 쇠망치는 못을 박을 때 쓴다. 스패너는 너트를 조이거나 잡을 때 쓰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정말 깔끔한 마무리를 원한다면 사포도 있으면 좋겠다.
이케아 가구 몇 개 조립하는데 공구를 사야 할까?
쇠망치, 드라이버, 펜치 이 셋 정도만 있으면 조립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나는 가구가 하나가 없는 집에 모든 가구를 조립하느라 전동 공구 덕을 톡톡히 봤다.
조립한 이케아 가구 목록
장식장 1
티테이블 1
소파 1
주방용 수납장 1
식탁 1
의자 4
침대 1
서랍장 1
협탁 2
책장 3
책상 1
옷장 4
펜치의 활용
이케아 가구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육각 렌치를 손으로 돌리면 손가락이 아프다.
힘 안 줘도 돌아갈 때 까지는 손으로 돌리고, 마무리는 펜치로 잡고 하면 좋다.
이렇게 양면이 다 나사로 되어있는 부품은 한쪽을 펜치로 잡아 고정하면 조립이 한결 편하다.
이케아 옷장 조립
이케아 팍스 옷장 조립은 생각보다 간편하다.
프레임을 완성하고 못을 박을 때는 프레임을 잘 맞춰 눌러서 네 귀퉁이에 먼저 못을 박고 돌아가면서 나머지 못을 박는다.
팍스는 특히 문을 달 때 주의해야 한다.
중간 경첩 높이가 좌우가 다르다.
왼쪽은 위에서 29번째고, 오른쪽은 30번째로 왼쪽이 한칸 높다.
한쪽만 위치를 파악하고 양쪽 다 똑같이 경첩을 달았다가 고생했다.
또 하나의 복병은 옷걸이 봉이다.
봉 양 끝에 달린 플라스틱을 먼저 달고 봉을 넣으려면 힘들다. 소코반 마스터도 이건 쉽게 못 푼다.
한쪽만 옷장에 나사로 고정해두고, 나머지 한쪽은 봉에 달아서 옷장에 끼운 다음에 나사로 고정한다.
손잡이는 양쪽 다 정확히 위치를 재고 연필로 표시한 다음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조립한다.
이케아 침대 조립
침대가 들어갈 방을 비우고 침대 상자만 가지고 들어가서 조립을 시작한다.
프레임을 완성하면 돌리기가 어려우므로, 머리와 다리 방향을 처음에 잘 잡는다.
갈빗살 조립은 한쪽 축을 세워서 갈빗살을 세로로 세워 꼽고 나머지 축을 꼽으면 편하다.
눕혀서 조립하려면 한세월이다.
그 밖에 이케아 가구 조립 팁
조립이 조금 복잡한 가구는 부품이 나뉘어서 들어있다.
설명서 순서대로 뜯어서 사용하자.
다 뜯어서 풀어 놓으면 정신없으니 봉투 윗부분만 뜯어서 쓰면 좋다.
부품을 식탁처럼 상판과 다리를 따로 팔기도 하니 마음에 드는 부품을 잘 조합하자.
식탁을 조립할 때 마음에 드는 다리 재고가 계속 안 들어와서 상판만 사두고 두 달 가까이 다리가 들어오기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서 그런지 만족도가 높다.
이케아 가구 판매장을 나오면 식품 판매장이 있다. 거기서 크넥케브뢰/크리스피브레드라는 딱딱한 빵을 판다.
가구 조립하다 말고 요리하기는 부담스러우니, 이 빵에 원하는 걸 얹어서 먹으면 간편해서 좋다.
전에 쓰던 아수스 ux31a는 참 가볍고 괜찮은 녀석이지만 램이 4G로 너무 적었다.
서버와 웹 브라우저와 IDE를 올려놓으면 '이건 너무 힘들어!' 라며 가사상태에 빠지곤 했다.
그러면 ALT+F4를 연타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결국 재부팅까지 하는 상황이 종종 생겼다.
덕분에 IDE보다 가벼운 에디터를 주로 사용하게 되긴 했지만, 램 4G는 너무 적다.
그래서 작년 10월에 노트북을 새로 바꿨다.
델의 E7450.
눈독들였던 몇몇 후보
레노버 ThinkPad X1 Carbon
HP 엘리트북 840 G2
기가바이트 판타소스 슬림
MSI GS30 Shadow
ASUS UX303UB
기왕 바꾸는거 레노버 씽크패드를 한번 써 볼까 했지만, 사양대비 가격이 너무 비쌌다.
아수스는 슬림하지만 견고함이 덜한 느낌이다.
델. 비록 아름답지는 않지만, 꽤 튼튼하고 잘 굴러갔던 예전 기억을 떠오르며 E7450을 골랐다.
Dell E7450사양
i7-5600U (브로드웰)
16GB RAM
14인치 FHD 해상도
256GB SSD
1.56kg
스카이레이크 CPU가 나왔으니 최신 사양은 아니지만, 개발용으로는 충분하다.
키감은 노트북치고 나름 우수하며, 키와 키 사이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오타가 좀 줄어드는 느낌이다.
빨간 콩을 따라 한 파란 콩은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잘 안 쓰게 된다.
원플러스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스타트업 네이션즈 서밋 2014에서다.
그날 원플러스 창업자인 피트 라우(Pete Lau)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고객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갑니다.
소통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고객 만족도가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6개월 만에 100만대를 팔고, 창업 1년이 되기 전에 BEP를 달성했습니다.'
신생기업이 화웨이나 샤오미처럼 큰 기업 사이에서 개성 있는 제품으로 1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다니.
멋있었다. 스타트업 다웠다.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써보리라 다짐했다.
마침 스마트폰을 바꾸려고 마음먹었을 때 따끈따끈한 원플러스2 소식을 들었으니 어찌 다른 폰을 선택할까?
바로 결제하려고 했지만, 공홈에서 원플러스 폰을 사기는 쉽지 않다.
초대코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둠의 경로가 존재한다. 이베이나 알리익스프레스가 그것인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원플러스 휴대폰을 팔아서 참 다행이다.
공홈보다 웃돈을 2만원 정도 얹어서 원플러스2를 쉽게 구했다.
배송은 DHL로 일주일 걸렸다.
비닐 포장을 뜯었더니 노란 벽돌이 나왔다.
테이프로 상자를 칭칭 감아 놓아서 그렇다.
그 안엔 빨간 상자가 들어있다.
패키징이 깔끔하다.
USIM을 어떻게 꼽아야 하나 한참 들여다봤는데, 뒤 커버를 완전히 분리하면 사진 부분이 심카드 꼽는 부분이다.
듀얼심이라 여행 다닐 때 편하겠다.
아쉽게도 고성능 게임을 돌리지 않으므로 넥서스5에서 넘어와도 큰 감동은 없었으나 넥서스5보단 체감성능이 약간 빨라졌다.
물론 원플러스2 카메라 성능도 넥서스5보다 낫다.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은 지문인식이다.
정말 편하다. 어지간해선 패턴으로 잠금을 풀 일이 없다.
또 한가지 특징은 USB-C형의 단자로만 충전된다.
충전을 위해 젠더를 항상 챙겨다녀야 한다는 귀찮음과,
충전 때마다 매번 앞뒤가 헛갈려서 이리저리 꼽아보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함께 준다.
USB-C형이 보급되면 이런 귀찮음은 사라지리라.
스냅드래곤810은 화룡이라 엄청 뜨겁다고 말들 많은데, 휴대폰으로 3D게임 풀가동 하는건 아니라 크게 못느꼈다. 얼마전 출시되었던 이데아도 깔아서 한달동안 돌려봤는데 다른 휴대폰들에 비해서 크게 뜨겁거나 하지 않았다.
원플러스2에 기본으로 깔린 산소OS(OxygenOS)는 상당히 안정적인 편이다.
계속 전원이 켜진채로 사용하다가 며칠전 두달만에 처음으로 렉 때문에 재부팅을 했다.
얼마 전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다.
수면 양말을 신어도 발이 시릴 지경이었다.
그리하여 뽁뽁이를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뽁뽁이의 기적을 경험한 뒤라면 그 포근함을 쉽사리 잊지 못한다.
난방비를 통신비처럼 LTE 무제한 요금제로 쓴다면 뽁뽁이가 필요 없겠지만,
가스 요금은 정직하니까.
더 추워지기 전에 뽁뽁이를 붙이자.
여러 선구자에 따르면 그냥 물보다는 세제나 베이킹소다 등을 섞으면 잘 안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주방 세제를 잘 섞어서 창문에 정성스레 붙였다.
올겨울을 따듯하게 보내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정성이 부족했던 걸까?
뽁뽁이는 붙은 지 사흘 만에 창문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고작 반나절 만에 창문에서 떨어졌다.
도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항상 욕심이 문제다.
한기가 스며들 틈 없도록 빈틈없이 메꾸겠노라 창문이 꽉 차게 뽁뽁이를 붙였더니 실리콘 부분이 덜 붙어서 뽁뽁이가 떨어진 것이다.
떨어진 뽁뽁이를 창문보다 약간 작게 잘라서 붙이면 창문에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한가지 실수는 붙이는 면을 잘못 골랐다는 거다.
요즘 나오는 단열 뽁뽁이는 양면이 다 평평해서 아무 쪽으로나 붙여도 잘 붙을 줄 알았는데,
막상 붙여보니 창문에 착 감기는 면이 있는가 하면, 물기 때문에 겨우 붙어있는 느낌을 주는 면이 있다.
착착 감기는 면으로 붙여준다.
실리콘까지 덮으면 잘 떨어진다.
약간 모자란 듯싶게 붙이는 게 낫다.
뽁뽁이 잘 붙이는 법
1. 창문 크기보다 약간 작게 뽁뽁이를 자른다.
2. 세제 혹은 베이킹소다를 섞은 물을 분무기에 넣는다. (물 500mL에 세제는 콩알만큼 넣었다.)
3. 창문에 분무기로 물을 충분히 뿌려준다.
4. 뽁뽁이를 창문에 붙여보고 착 감기는 맛이 없으면 반대편으로 돌려서 다시 붙여준다.
5. 부드러운 천으로 뽁뽁이를 쓸어주며 공기를 빼준다.
블루투스 이어폰이 편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유선 이어폰으로도 큰 불편함이 없었기에 구매를 미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LG의 HBS-900을 오픈마켓 최저가 반값에 판다는 말에 혹해서 샀다.
생긴 건 분명 HBS-900인데, 정말 못 들어주겠다.
1m만 떨어져도 음악이 뚝뚝 끊기는 데다가 모든 음악을 소음으로 바꿔주는 특이한 능력을 지녔다.
모양만 HBS-900인 중국산 모조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어렵사리 반품하고, 기왕 중국산을 사려면 모조품이 아닌 제대로 된 중국산을 사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고른 제품이 QCY QY8다.
블루투스 4.1에 APT-X 적용.
7시간 연속 재생.
훌륭한 성능인데 가격도 착하다.
HBS-900의 모조품이 오만 원 선이었는데, QCY QY8 정품은 이만 원대!
이거다 싶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바로 주문했다.
QCY란 브랜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QY8의 전작인 QY7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설령 QY8이 특별하지 않다고 해도 평균 이상은 가지 않을까?
알리익스프레스엔 한국까지 무료로 배송해주는 판매자가 많지만, 배송 기간이 긴 편이다.
대략 보름에서 한 달이 걸린다고 쓰여있길래 그냥 잊고 있었다.
그런데 14일째 되는 날 QCY QY8이 도착했다!
중국에서 무료 배송으로 이렇게 빨리 오다니?!
일단 배송에서 만족이다.
어디 어떤 녀석이 왔는지 찬찬히 살펴보자.
우선 겉포장이 검은 비닐로 꽁꽁 싸여있다.
포장을 뜯으면 충격방지용 뽁뽁이가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뽁뽁이를 염주 알처럼 쥐고 터뜨린다.
“뽁. 뽁.”
‘네 덕분에 안전하게 왔구나. 고맙다.’
배터리가 충전되서 온 건 아니라 충전기를 꼽았다.
충전시엔 빨간 불이 들어오고, 충전이 다 끝나면 불이 파란색으로 바뀐다.
판매자가 상품에 만족하면 별 5개를 달라며 쪽지를 하나 넣어놨는데,
잘 되는지 들어보는 게 우선!
설명서는 모두 중국어로 되어있어서 웹에서 블루투스 페어링 하는 법을 찾아봐야 했다.
전원 버튼을 3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파랑/빨강 불이 깜빡이며 페어링이 된다.
소리도 빠방하고, 5m 정도까지는 끊기지도 않는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방방 뛰어도 음이 끊기지 않는다.
아주 만족스럽다.
UE900과 같은 음악을 번갈아가며 들어봤다.
물론 유선에다가 드라이버가 4개나 달린 UE900이 모든 음역을 더 선명하게 들려주지만,
그렇다고 QCY QY8이 못 들어줄 정도는 아니다.
어차피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할 때 쓸 거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자. 제품에 이상은 없는 것 같으니, 정품인지 확인해보자.
qcymall(http://www.qcymall.com/)로 들어가서, 오른쪽 위에 시리얼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처음 확인하는 시리얼 번호라면 스크린 샷과 같은 화면이 뜬다.
전에 확인한 적 있는 시리얼 번호면, 언제 확인했다고 메시지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