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상 전문 화가? 케빈 산퀘스트.

코크 비전 센터에서 열린 케빈 산퀘스트전에 다녀왔습니다.
여러 인물을 한 폭의 그림에 조화롭게 담아내는 화가에요.
활기찬 사람들의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더라고요.
아일랜드에 와서 사람 한 명 없는 풍경화나,
적은 수의 사람이 등장하는 그림을 주로 만났습니다.

Kevin Sanquest's painting.

그러다 이렇게 시끌 벅적한 그림을 보니 왠지 축제에 온듯한 기분이 들어요.:D

Kevin Sanquest's painting.

케빈 산퀘스트의 그림은 대부분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활기찬 분위기지만,
마지막 출항지를 떠나는 타이타닉 호의 모습은 왠지 위태로워 보입니다.

Kevin Sanquest's painting.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은 코크 오페라 하우스 앞 풍경이에요.
케빈 산 퀘스트는 사람 모인 곳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화가라고 생각됩니다.
손도, 발도, 그리고 얼굴도 없는 사람들에게서 기분 좋은 설렘이 풍기거든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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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리시아 번스가 안내하는 한겨울의 시골 풍경. (Hinterland - The Glen Painting)

겨울의 집 앞-'페트리시아 번스의 아일랜드 겨울 풍경'

아일랜드에서 맑은 하늘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대체로 구름 가득한 잿빛의 하늘이에요.
쌩쌩 부는 찬바람까지 더하니, 왠지 더 을씨년스럽습니다.
페트리시아 번스가 그려낸 프레임 속엔 이런 쓸쓸한 겨울 풍경이 생생하군요.
‘이건 딱 우리 집 앞인데?’
창문을 때리는 매서운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우울한 하늘 아래 자리 잡은 창백한 집 한 채와,
앙상히 뼈만 남은 나무 한 그루.

나무-'페트리시아 번스의 아일랜드 겨울 풍경'

이 볼품없는 나무가, 꼭 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잎사귀 하나 없이 거센 바람을 맞이하는 그.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게 얼핏 보면 안쓰럽지만,
만약 잎사귀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면,
칼바람에 나뭇가지까지 잘려 나갔을 겁니다.
거추장스러운 것을 움켜쥔 채로는,
강한 풍파를 흘려내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니,
나무에서 강렬한 생명의 기운이 뻗어 나옵니다.
봄이 되면.
가지 곳곳에 뭉쳐져 있던 생명의 기운이,
녹색의 잎사귀로 피어나겠지요.
저는 이 나무처럼,
아일랜드에서 겨울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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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 온 지 한 달.
낯선 곳에서 생존이 시작되었다.
이름도 모르는 괴상한 야채를 맛보고,
발음 하기 힘든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몇 번이나 이름을 물으며 지낸다.
일 주일에 두 날 정도는 영어 수업을 듣고,
이틀은 이 곳에서 만난 친구의 일을 도와준다.
일 주일에 두 번 쯤 춤을 추고,
하루는 그림을 그리러 간다.

나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미술이라는 과목의 정체를.
정해진 것을 보고, 정해진 아름다움의 기준에 맞춰 그리면 점수를 주는 과목. 미술.
내가 가장 못하는 과목이 바로 미술이었다.
고등학생 때 미술 수업이 있던 날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풍경화를 그려야 하는 시간에 추상화로 도화지를 채운 그날.
“도와줄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쓱쓱 선을 몇 개 그으니, 금세 풍경화 비슷하게 변해버렸다.

확실히 나는 미술엔 취미가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것엔 좀 흥미가 있다.
일 주일에 한 번 있는 그림 교실이,
내 아일랜드 생활의 행복에 큰 기여를 한다.
이 그림 교실에선 그리고 싶은 걸 마음껏 그린다.
정해진 주제도 없고,
점수를 매기지도 않는다.

투우 그림 중섭

이 투우 그림은 누군가 스페인에 갔다가 주워온 전단지를 보고 그렸다.
어린애들 낙서같은 이 그림.
내 마음에 쏙 든다.

by 月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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