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경험 속에서 우러나온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보게 빌헬름.
오랜만에 편지를 하는군.
지금은 창밖에 어둠만이 존재하는 밤이라네.
먹고 사느라 바빠서 자주 편지하지 못해서 미안하네만, 자네는 이해하겠지?
사랑에 빠졌던 많은 젊은이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자살했다고 하네.
아마도 그것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단 한 가지의 방법이었겠지.
그래서 사람은 나이를 먹어야 하네.
알고 보면 방법이 하나 뿐은 아니라는걸 깨닫기 위해서지.
실제로 이 소설을 읽고, 실연에 빠진 많은 젊은이가 목숨을 버렸다고 합니다.
이미 연인이 있는 로테와 사랑에 빠진 베르테르.
로테의 약혼자 알베르트는 베르테르가 봐도 멋진 녀석입니다.
둘은 성격이 다르지만 서로 존중하고 아낄 수 있는 친구가 되죠.
다만 베르테르와 알베르트는 로테를 사랑합니다.
그냥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강렬히 원합니다.
로테라는 아가씨는 한 명인데 말이죠.
이 아가씨는 참으로 천사 같은 사람입니다.
아아.. 어떤 말로도 그 모습을 다 설명할 수는 없을 거에요.
참으로 아름답고 다정한 아가씨죠.
베르테르는 로테가 결혼을 한 뒤에도 잊지 못합니다.
이미 결혼한 여자인데 말이에요.
'남편이.. 알베르트가 죽어버렸으면!'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일을 통해서 사랑아픔을 잊어보려 하지만,
윗사람이 일 처리하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것도 괴롭고 저것도 괴롭습니다.
아. 도대체 세상은 왜 이따위로 돌아가는 걸까요.
결국, 베르테르는 한 가지 방법을 찾습니다.
다음 세상을 기약하는 거죠.
그렇게 베르테르는 젊은 나이에 죽습니다.
베르테르가 겪었던 강렬한 사랑.
마치 극이 다른 자석이 서로에게 끌리듯,
온 신경이 한 사람에게 쏠리는 그런 사랑을 저 또한 해 보았습니다.
'단지 그녀만 내 곁에 있어 주었으면.'
함께 있을 땐 한없이 행복하지만,
연애가 끝난 뒤엔 그보다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는 사랑.
실연에 관한 노래 가사는 모두 나의 이야기며,
세상은 온통 그녀와 관련된 것뿐입니다.
'아아. 그녀와 이 길을 걸었었지.'
'이 음식을 정말 좋아했어.'
'이런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든다고 했지?'
행복했던 추억과 쓸쓸한 현실.
그것을 똑바로 마주하기까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만약 정말 그토록 힘들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저 또한 심각하게 죽음을 고려해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 시절엔 지나치게 감상적인 면이 있었거든요.
저보다 이백 년도 전에 태어난 베르테르가 마치 동생 같습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고, 저는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아주 행복합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즐거움.
생명이 다했다면 누릴 수 없었겠죠?
오늘이든, 십 년 후든 갑작스럽게 죽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그 때까지 행복할 겁니다.
불타오르는 사랑에 실패했어도, 세상이 끝난 건 아니에요.
숨을 쉬는 한.
행복의 불씨가 다시금 빛을 발하니까요.
by 月風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