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숲을 노니는 철새들의 낙원.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아마존 유역 연안, 캐나다 동부 연안, 미국 동부 조지아 연안, 북해 연안(독일, 덴마크, 네덜란드가 접한 지역)
그리고 우리나라의 서해.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습니다.
공원이 꽤 넓어서 어느 쪽을 향할지 고민이 좀 되었어요.
일단 순천만 자연생태관을 들러볼 요량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입구에 돌조각이 눈에 띕니다.
이건 딱 봐도 복어네요.
‘여기에 복어가 유명한가?’
좀 의아했지만, 그냥 지나쳤지요.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이 동네는 짱뚱어가 유명합니다.
이 녀석은 짱뚱어였던 거죠!
자연생태관을 거쳐 순천만 천문대에 들어갔습니다.
별자리 상영을 해주어 구경했어요.
극장식으로 누워서 관람하는데, 천장에 자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우주선을 타는 것처럼 별 사이를 지나가기도 합니다.
놀이기구 마냥 재미났어요.
천문대는 미리 예약하면 밤에 별자리 관측을 할 수 있답니다.
천문대 2층에는 철새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도록 망원경을 설치해 놨어요.
어렸을 적엔 새를 심심치 않게 보았는데,
이젠 비둘기 말고는 새 구경을 잘 못합니다.
가끔 동네 뒷산에나 가면 까치나 참새 정도는 보이지만 말이에요.
아. 인천이니 바다 근처엔 갈매기도 꽤 있습니다.
그래도 황새나 두루미같이 큰 새는 좀처럼 보기 어렵지요.
순천의 자랑 순천만 자연 생태 공원은 잘 보존된 습지 덕에 철새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으로 보호되는 철새 희귀종들이 찾는다는데, 제가 갔을 땐 흑두루미만 보였습니다.
다른 새들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눈에 띄지 않더라고요.
아무튼, 망원경으로 흑두루미가 노니는 모습을 봅니다.
날개를 폈다가 접었다가.
고개를 숙였다가 들었다가.
왼쪽으로 조금 걷더니, 오른쪽으로 한 발자국 내 딛습니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에요.
이렇게 대자연을 맞닥뜨린 한 인간은 결심합니다.
‘나도 이젠 조급하게 굴지 말아야겠어. 대자연처럼 여유로우리라.’
그런데 전망대를 내려가며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곧 해가 지겠는데? 빨리 전망대까지 가서 일몰을 봐야겠어.’
작심 삼 초군요.
결심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
행동이 중요할 따름이지요.
갈대숲을 지나, 용산전망대에 다다랐습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일몰을 기다리네요.
해가 길어진 탓인지 한 시간은 더 있어야 해가 질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이 꽤 멋지다지만,
순천만에서 이미 많은 것을 보았으니, 일몰을 꼭 봐야 하는 건 아닙니다.
다음에 혹시 기회가 닿는다면 와서 보지요 뭐.
일 년 동안 일곱 번이나 색을 바꾼다는 칠면초가 붉은빛을 낼 때 한번 다시 와보고 싶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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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자연생태공원
by 月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