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심취한 구도자 소로우. 그의 여행기. 콩코드·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
영어.
참 실용적인 언어입니다.
생존하기 위해 익혀야 했지만, 여태껏 영어 때문에 가슴이 뛴 적은 없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지요.
취미가 없으니 발전 또한 없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십수 년의 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여전히 유치원 꼬맹이 수준에 못 미칩니다.
‘영어’ 생각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는 날이 일 년만 되었다면,
이 외국어가 좀 친숙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영어는 여전히 낯선 언어에요.
영어를 공부하면서 유일한 위안이 되었던 건,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원서로 읽는 즐거움을 맛보리란 것이었지요.
도서관에 들렀다가 읽고 싶은 책이 보이길래 덥석 집어왔습니다.
월든과 시민의 불복종은 한글 번역이 되었지만, 이 책은 한글판이 없어서 못 읽었던 책이거든요.
삼 개월 전에 빌렸던 책을 이제 다 읽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해하는 부분은 삼분지 일도 안되지요.
우선 저는 아는 영어 단어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초월론(Transcendentalism) 같은 단어는 몇 번을 웅얼거려도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소로우가 즐겨 읽은 책을 보지 않았으니 그것에 대해 의견을 나누지도 못하고,
그가 살던 시절의 콩코드·메리맥 강 풍경을 보지 못했으니,
단어만으로 그 아름다움을 떠올리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심지어 등장하는 새나 산짐승의 이름도 생소하지요.
그놈은 눈이 세 개 달렸는지,
뿔 달린 토끼인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힙니다.
하물며 향기 모를 꽃의 아름다움은 어찌 알겠습니까?
알아듣지 못할 말이 잔뜩 입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닙니다.
독서가 습관인 사람은 책이란 토양에 뿌리를 내려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저는 광합성에 더 큰 비중을 두지요.
뿌리를 통해서는 광합성을 도울 요소만 끌어오는 편입니다.
책은 좋은 촉매 역할을 해요.
콩코드·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
이 책은 쓸데없이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것을 날려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산화수소에서 산소 분해를 돕는 이산화망간처럼 말이지요.
소로우가 여행 중 보고 듣고 느낀 것들. 그리고 사유.
Every people have gods to suit their circumstances; the Society Islanders had a god called Toahitu, “In shape like a dog; he saved such as were in danger of falling from rocks and trees.” I think that we can do without him, as we have not much climbing to do.
-Sunday
Christ was a sublime actor on the stage of the world.
History has neither the venerableness of antiquity nor the freshness of the modern.
If I am not I, who will be?
-Monday
I have climbed several higher mountains without guide or path, and have found,
as might be expected, that it takes only more time and patience commonly than to travel to smoothest highway.
When I inquired if there were any bears. He answered impatiently that he was no more in danger of losing his sheep than his neighbours.
-Tuesday
Mencius says: “If one loses a fowl or a dog, he knows well how to seek them again; if one loses the sentiments of his heart, he does not know how to seek them again... The duties of practical philosophy consist only in seeking after those sentiments of the heart which we have lost; that’s all.”
-Wendsday
Some hard and dry book in a dead language, which you have found it impossible to read at home, but for which you have still a lingering regard, is the best to carry with you on a journey.
The cheapest way to travel, and the way to travel the farthest in the shortest distance, is to go a foot carryng a dipper, a spoon, and a fish-line. Some Indian meal, some salt and some sugar.
The laws of Nature break the rules of Art.
-Thursday
Silence is audible to all men, at all times, and in all places.
-Fri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