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 개월, 삼 주 그리고 이틀(4 Months, 3 Weeks and 2 Days)

낙태. 여대생 가비타는 왜 사 개월, 삼 주 그리고 이틀 만에 임신 중절을 해야 했나?

4 Months, 3 Weeks  and 2 Days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하게 임신을 했다면?
심경이 복잡하겠지만, 단순한 선택지가 눈앞에 놓입니다.
‘낳을 것인가, 지울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해도 사회가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낳기로 하면, 결혼도 하기 전에 애부터 만들었다고 삐딱하니 보고,
지운다고 하면,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선 성폭행으로 말미암은 임신, 산모의 삶, 신체적 건강, 기타 중대한 문제가 없는 한 모든 낙태 수술이 불법이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낙태를 하는 사람은 어째서 그런 결정을 내려야만 했을까요?
한국에서 미혼 여성의 인공임신중절률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산부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혼전 성교 및 미혼임신의 증가’와 ‘경제적 상황의 악화’가 낙태의 가장 큰 증가요인이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는군요.

미혼 여성이 아이를 낳더라도,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다면 낙태를 선택하는 일이 줄어들 겁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 달 월세를 못 내면 거리에 나앉을 판에 아이까지 책임지긴 부담스럽겠죠.
요즘 최저임금 시급으론 따듯한 밥 한 끼 사 먹기도 어려워요.
최저임금을 받고 산다면, 과일 하나 사 먹으려고 해도 몇 번을 망설이게 됩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고된 일에 시달리다가 덜컥 애가 생기면 걱정부터 생기기 마련이죠.
그러니 미혼 여성의 낙태를 막기 위해선 최저임금의 인상과 기본 생존권 보장이 필요합니다.
법으로 위협해서 낙태를 못 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먹고는 살도록 정책을 편다면 경제적 상황의 악화로 말미암은 낙태율은 자연스레 줄어들 것입니다.
‘혼전 성교 및 미혼임신의 증가’
관계를 자체를 갖지 않으면 미혼 여성이 임신 중절할 일도 없습니다.
말로야 쉽죠.
하지만 어찌 사람 사는 세상이 그렇습니까.
피가 뜨거운 남녀가 만난다면, 언제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혈기 왕성한 남녀 보고 아주 만나지 말라고 할 순 없으니, 다른 대안이 없을까요?
어려서부터 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요즘은 어떤지 몰라도 제가 어릴 땐 성 교육이 참 얼렁뚱땅이었어요.
교과서 펴놓고 하는 난소가 어떻고 정자가 어떻다는 얘기가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낙태요?
말로만 들었지 그 과정이 어떤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이 낙태하지 않는다면, 그때의 심정을 어떻게 알겠어요.
사 개월, 삼 주 그리고 이틀은 낙태를 간접적으로나마 겪을 기회를 줍니다.
충격적이었어요.
비록 미성년자 관람 불가 영화이지만,
학생들의 성교육용으로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본다면,
관계를 갖기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한 번쯤은 떠올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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