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으로 인해… 6월에 다녀왔던 도쿄여행기를 이제서야 쓰게 되는구나..
올해 6월 20일경 도쿄 여행을 짧은 3박4일 일정으로 도쿄 여행을 다녀왔다.
친구 도 볼겸 겸사겸사 다녀왔는데~
3박 4일의 짧지만 많은 이벤트를 겪고 왔던 여행이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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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째
떠나기전.. 일본에 사는 친구와 나리타 공항에서 만나기로 하고,
혹시나해서 비행기편과 시간을 확실히 일러두고 짐을 싸서 떠났다.
나는 비행기에서 식사에 와인한병을 비우고는,
옆에 앉은 서양인 아저씨와 바디랭귀지로 열심히 갈비랑 냉면이랑 먹으면 맛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나중에 한국오면 파전에 동동주 한잔 먹어보라고 말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분명 떠나기전에..
“나 도착하기 30분 전에 이쁜 친구들을 대동하고 플랜카드에 환영인사 써서 걸어놔.”
라고 했건만.. 이쁜친구들은 고사하고 플랜카드는 커녕 친구조차 보이지 않았다.
‘좋지않다!’
나는 친구가 일본올때 가져다달라고 부탁한 내키보다 더큰 둘둘말은 원목무늬의 장판을 짊어매고,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의 나리타공항에서 친구를 찾아 이리저리 서성였다.
이럴수가.. 친구가 없다. 30분이 지나도 오질 않는다.
혹시나 해서 적어놨던 친구의 휴대폰으로 걸어보니…
없는번호라고 나온다.
‘분명 전엔 이번호로 통화를 했었는데 이게 어떻게된거야!!’
뭔가 낚인 기분이다. 어디서 몰래카메라로 장판을 짊어매고 다니는 한국인을 일본 개그프로에 내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비싼 전화카드를 사가지고 한국에 있는 길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1이 전화를 안받어. 이거 뭐야. 번호가 바뀐거야?”
“아니, 내꺼에도 그걸로 저장되있는데?”
아…
나는 갈대밭을 집어삼키는 화마를 바라보며 벌벌떠는 강아지풀의 기분이 되었다.
‘낯선곳, 낯선사람, 낯선공기.. 이 상황을 어찌해야 되나.’
친구에게 말했다.
“야 혹시 전화오면, 나는 공항에 1X번 게이트쪽에 있으니까 이쪽으로 오라고해.”
라고 말하고 끊었다.
어느덧 일본에 도착한지 한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안내 데스크로 가서 친절해 보이는 아가씨에게 친구좀 찾아달라고 말했다.
친구가 일본어를 아냐고 해서, 잘은 몰라도 대충은 알아들을 수 있을꺼라고 했더니,
친절하게도 한국어 할 줄 아는 안내아가씨를 불러와서 또박또박 방송을 해 주었다.
‘한구욱에서 오신 기므… 씨를 마중나오신 1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난 해가 쨍쨍할때 도착했는데, 밖은 벌써 하얀하늘에 파란 셀로판지를 댄것처럼 어둑어둑 해질 기미가 보이고,
내 표정도 어둡다.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야! 전화왔어?”
“어 왔어 전화 그거 끊겨서 새로 샀데. 번호가 01어쩌고 저쩌구야. 쪼끔 늦게 나와서 지금 공항거의도착했데.”
“그럼 여기 공항에 동문옆이니까 도착하면 이쪽으로 오라고해.”
다행이다.
친구가 가이드 해준다고 했었는데, 혼자 여행을 하게되면 어딜가야되나..
하던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아까 그 친절한 가이드 아가씨는 근무 교대시간인지 나한테 와서 친구는 연락 되었냐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어본다.
나는 그 아가씨에게 먹구름이 걷힌 표정으로
“Yes!! Now, She’s coming here. Thank you!! 아리가또고자이마스!”
라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그 아가씨가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혹시 친구가 안온다면 저를 따라오세요.”
라고 하진 않을까 생각하였지만.. 잘되었다며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버렸다.
나는 내키보다 더큰 장판을 바닥에 굴리기도 하고, 들었다가 놨다가, 때로는 어깨에 올리며, 친구를 기다렸다.
친구는 무릎을 꿇고 사죄를 했지만. 나는 다 필요없고..
처음 발딛는 일본땅에서 2시간동안 진을뺐던 허기진 한국인 방문객에게 밥을 내놓으라고 했다.
친구는 혼쾌히 맛있는 밥을 사겠다고 했고,
나리타에서 거의 두시간이 걸리는 도쿄 근처까지 가서…
내가 배고파서 판단력이 흐려지기를 기다린후,
한국의 한솥 도시락 같은곳에서 도시락을 사줬다.
잊지못할 일본 첫 방문의 식사였다.
친구가 어딜 가고싶냐고 물어봤다.
나는 일본에 왔으니 온천을 가고 싶다고 했지만,
야밤에 가기엔 일단 거리가 멀고, 가격도 비싸고, 친구는 다음날 학원도 가야된다고 해서 포기했다.
난 일본에 와서 이렇게 하루가 그냥 지나가는거 너무 아쉽다고, 일단 나가자고 했다.
나왔는데 긴시쵸 동네에서 막상 갈만한곳은 없고.. 오락실에 가자고 했다.
일본까지 와서 오락실이라니..
주로 인형뽑기,사탕뽑기 이런게 많았는데 백엔에 한판이었다.
나는 스스럼없이 1000엔짜리를 꺼내 100엔짜리 동전으로 바꾸어 인형뽑기를 시작했으나 하나도 못건졌고,
인형뽑기가 잘 되지 않자 사탕뽑기로 눈이 돌아갔다.
친구도 사탕이 먹고 싶었는지 열심히 했고, 우리는 사탕을 한봉지 가득 채워서 흐뭇해했다.
그리고는 커다란 스티커사진 기계에 가서 사진도 찍고 기분좋게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100엔이 백원이 아니잖아?!! 이런..ㄷㄷ 둘이 합쳐서 한 6000엔 썼는데..
어쨌거나 사탕봉지를 한손에 들고 밤거리로 나왔다.
밤거리에서 안전운전하는 알록달록한 택시들은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는걸 실감나게 해줬고,
친구와 나는 가볍게 술한잔하러 주점에 들어갔다.
메뉴판엔 뭐가 이리 많은지.. 고르다가 지쳐서 꼬치 몇개와 일본 소주를 시켰다.
“고래! 고래! 고래! 에… 또.. 고래.”
라고 친구가 능숙하게 주문을했다.
그러고는 잠시후 먹음직 스러운 꼬치들과 술이 도착했다.
서비스로는 소금하고 식용유뿌린 미역줄거리같은게 나왔는데(아무래도 미역줄거리 맞는거 같다.),
처음엔 ‘이건 뭐야. 이걸 안주로 주는거냐?’ 싶었지만, 먹다보니 괜찮았다.
일본 소주는 언더락으로 먹었는데, 한국에 두고온 그리운 두꺼비가 생각났고,
억지로 한잔을 마시고는 도저히 못먹겠어서 꼬치만 몇개 집어먹고선 나왔다.
별로 서비스도 없으면서 서비스비용은 따로 받는다고 한다.
너무나 맛없는 소주에 불쾌해진 나는 괴성을 질러댔고
친구는 일본 맥주 맛있다고, 조용하고 편의점에서 맥주나 사가자고 가서 먹자고 했다.
나는 이것저것 먹고싶은 맥주와 안주를 주워 담았는데,
치즈인줄 알고 집어온 안주가 사실은 버터여서 친구가 박장대소를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읽어보고 집어올껄..
치즈랑 같이있길래 생긴거만 보고 집어왔더니.. (사실 봐도 잘 몰라서.-_-)
어쨌던간 맥주와 안주꺼리를 사들고 나왔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맥주와 과자를 좀 집어먹고나니 벌써 일본여행의 하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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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
친구가 도쿄의 번화가들을 구경시켜준다고 했다.
하지만 그전에 일단 친구는 학원에 들러서 지난학기의 수료증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난 그동안 신주쿠 거리를 배회하고 있겠다고 하고는,
길거리에서 나는 찌린내를 요리조리 피해가며(아니 무슨 도시한복판에 찌린내가 이리 나나..-_- 셀카를 찍고 놀았다.
친구가 학원에서 나오고, 엄청 배고픈 상태에서
무려 ‘무료관람’이 가능한 도청이 근처에 있다고 해서 도청을 찾아 10분정도 해매다가..
배도고프고 덥고, 뭐 굳이 보고 싶은거도 아니고 해서 친구에게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전철을 타러 가는길에 도쿄오면 사람들이 한번씩 사진 꼭 찍는다는 LOVE조각을 발견해서 사진 도 한방 찍어주고~!
지하철역에서 JR패스를 끊어서(아침에 나올때 끊었어야되는데.. 이때 생각이 났다.Orz)
시부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주인 우에노 교수를 비가오나 눈이 오나 기다렸다는 충견 하치코 동상옆에서 사진도 한방 찍어주고~
친구는 시부야에서 먹을만한 집이라며 나를 골목사이로 데리고 갔다.
친구가 종종 온다는 그 집의 이름은 ‘Sweet Paradise’라는 집으로 디저트류가 주로 있고,
스파게티와 볶음밥, 카레등등 간단한 식사류도 제공하는 뷔폐식 식당이었다.
티켓을끊고 자리에 앉으면 90분정도의 시간동안 다 먹고 나가야 되는데,
뭐 점심을 먹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부는 알록달록하게 인테리어가 되어있었고,
나는 스파게티조금과 볶음밥을 한숟가락정도 먹은후에..
케잌,푸딩등을 엄청 먹어댔다.
뭐가 뭔지 몰라서 지나가다가 일본인 여고생들이 보면서 팔짝뛰며 감탄사를 지르는것 위주로 퍼와서 먹었는데,
맛이 꽤 괜찮은 디저트들이 많았다.
꽤 맛있어 보이는 초코렛 퐁듀도 있었는데, 이미 너무 많이 먹은뒤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기회에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렸다.
식사를 에피타이져로 디저트를 메인으로 먹고는,
입이 단음식에 절여져 있는상태를 회복하기위해 차를 한잔 마시고 나왔다.
점심도 먹었으니 든든한 몸을 이끌고 시부야의 이곳저곳(주로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옷도보고 다양한 스타일의 사람들도 보고, 젊음의 거리라는 하라주쿠로 향했다.
악세서리나 하나 살까 했었는데 뭐 딱히 마음에 드는 물건은 딱히 보이지 않았고,
익숙하지 않은 스타일의 의류와 소품을 파는 상점들을 신기하게 구경하고는,
390엔 샾이라는 곳이 보여서 가봤다.
그곳엔 우리나라 지하철에서 ‘승객여러분 안녕하십니까?’로 인사를 시작하는 분들이나 판매할만한 장난감들과,
구제의류, 악세서리등을 팔고 있었는데, 내가 살만한 물건은 전혀 보이지 않았으나,
친구는 나름 편해보이는 원피스를 건지고는 신이나서 상점을 빠져나왔다.
건너편으로 건너갔더니, 상점들이 좀 더 고급스러워보였고, 좋아보이는 물건들이 보였으나,
자금난도 있고 해서, 구경만 하며 지나다녔는데.. 거의 끝자락에 위치한 모자가게가 나의 발길을 붙잡았다.
난 모자를 즐겨쓰고 다니는편은 아니고, 가끔 머리 만지기 귀찮을때나,
어디 놀러가서 자외선을 좀 피해줄 목적 이외에는 쓰지 않는편인데,
꽤나 멋진 뉴에라가 나의 눈길을 끌었다.
그 모자는 자그마치 신상!! NEW!! 모자가게를 몇바퀴 돌며,
모자를 들었다가 놨다가 머리에 얹어도 보고, 친구에게 “이거 괜찮냐? 살까?"라고 물어보고는,
그냥 두고 나왔다.
바로옆에는 명품 쇼핑몰이 있었는데, 다양한 명품점들이 있었고,
디져트파는 가게 하나 있는것도 90분짜리 뷔폐 보다 비싼 가격의 디져트들을 팔고 있었다.
디저트까지도 명품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명품건물에서 에어컨도 좀 쐬고, 화장실에서 세수도 좀 하고 나와서는 요요기 공원을 향해갔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아까 봤던 뉴에라가 자꾸 눈에 아른거려서 더이상 앞으로 나갈수가 없었다.
‘그래 지르는거야!’ 라고 생각하고 후다닥 그 모자집으로 들어갔지만,
디자인은 이쁜데, 재질의 허접함이 눈에 보였다.
분명 이 모자는 다음달쯤에 78%정도 특별세일해서 팔릴것같은 모자라서,
제 가격을 주고는 못사겠다는 생각으로 아쉽지만 깨끗히 잊고 모자집을 나와서 공원으로 향했다.
요요기공원은 주말에 오면 코스프레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곳이라고 했는데,
평일이라그런지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음료수 하나사서 벤치에서 친구랑 얘기좀하다가 낮잠을 좀 자주고는,
나는 신주쿠에서 약속이 있었고,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가야 했으므로 다시 신주쿠로 향했다.
신주쿠는 한국의 도시와 다른건 쓰는말과 써있는 말밖에 없었다.
아! 특이한게 하나 있다면, 24시간 만화방에 샤워가능? 이런표시가 붙어있는곳이 있다는거?!
무슨 극장앞에 가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는데, 친구가 말하길 헌팅의 장소라고 했다.
나는 일본어가 안되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장소를 머리속 깊이 새기고는 돌아왔다.
시간이 어정쩡해서, 또 오락실에가서 뽑기좀 하고, 스티커사진좀 찍고 나왔더니 금새 어둑어둑해졌고,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위해 지하철을 타고 떠나고, 나는 약속장소로 향해갔다.
약속장소에서 만난분은 일본에 무려 5년정도나 거주하고 계시는 한국분이었고,
신주쿠에서 잘 안놀아서 맛집은 모른다고 하셔서, 간단히 맥주한잔 먹으러 주점으로 갔다.
그 주점은 손님이 많아서 먹는데 시간제한도 있었고, 들어갈때 찜질방 들어갈때처럼 신발을 벗어서 신발장에 넣고 들어갔으며,
주문도 터치스크린 액정을 꾹꾹 눌러가며 주문을 했다.
뭐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 주점이었지만, 딱히 맛있지는 않았다.
나와서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며(한국보단 확실히 싸다) 일본에 대해 이것저것 물었다.
“오늘밤에 혼자서 클럽을 가려고 하는데, 어디가 좋을까요?”
“시부야,롯폰기쪽 클럽과 저~~멀리에 있는 아주 규모가 크다는 아게하를 생각하고 있어요.”
라고 물었더니, 그곳이 꽤 멀긴 하지만 괜찮다고 답을 주셨고,
나는 아게하로 가는것으로 마음을 굳히고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전철을 갈아타고, 갈아타서 신키바 역에 도착했다.
‘아~ 재미있겠다~!’
역에 내려서 신이나가지고,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을 따라갔더니, 창고같이 생긴 클럽이 나왔다.
클럽 입장가격은 DJ가 누구냐, 어떤 게스트가 오냐에 따라 다른데,
내가 갔을땐 4000엔정도였고, 멤버라면 약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클럽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ageha.com/!!
들어가서 처음엔 적응이 안되서 쇼파에 좀 앉아있다가, 메인홀(?)로 갔더니,
게스트들이 나와서 라이브를 하고 있었다.
말은 못알아듣겠지만, 음악은 좋아서 열심히 환호했고,
라이브가 끝나고 플로어에서 쿵짝쿵짝에 맞춰서 몸좀 흔들다가 지쳐서 잠깐 쉬었다.
쉬다 보니 위쪽에 풀이 있고, 그곳에도 음악이 흘러나오는것이 아닌가!
‘이야~~ 야외에서 흔들흔들이라니, 좋구나!’
싶어서 나갔다. 풀을 가운데 두고 4방향에서 사람들이 마구마구 춤을 추고 있었다.
올라가서 조금 있으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는데, 모두들 아랑곳하지 않고 춤을 췄다.
이곳엔 싸이키 조명같은 화려한 조명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몸치라는게 확실히 티가 나서 좀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음악에 맞추어 열심히 몸을 흔들었다.
사람들과 대화좀 해보고싶어서, 이사람들 한국말을 알리가 없을테니, ‘Can you speak english?’
라고 물었더니, 모두 기겁을하며 손과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다들 저 멀리로 떠나갔다.
그래서 그나마 아는 일본어를 총 동원해서, “아나따와 니혼진데쓰까?", “와따시와 캉꼬꾸진데쓰!"라고 말하고 나니.
더이상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었고.. 사람들은 ‘이건뭥미?!’라고 생각하며 자리를 비켰다.ㅎ
난 다음에 일본에 올때는 일본어 회화책이라도 하나 읽고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동이틀때까지 비를 맞으며 몸을 흔들어댔다.
나중엔 풀 주위에 있는사람들과, ‘우리집에 왜왔니~ 왜왔니~’처럼 베틀을 붙었는데,
확실히 춤 잘추는 사람들은 테가 났다.
‘올해는 확실히 몸치 탈출을 해보리라.’라고 생각했다.
말은 안통해도, 온몸이 홀딱 젖었어도, 음악과 춤이 있기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동이 트기 시작하며, 사람들은 하나둘씩 클럽을 빠져나갔고,
나도 그 무리에 섞여, 지하철 첫차를 타러 나왔고,
힘들게 혼자서 바디랭귀지로 JR패스를 끊어서 20분가량을 기다린후 첫차를 탔다.
지하철을 타고 도쿄로 올라가서 갈아타야되는데 이건 뭐 갈아타는 라인이 8갠가?-_-;
파란색 라인인건 알겠는데 진한파란색과 약한파란색라인중에 어디로 가는지 해깔렸다.
어디 다른 클럽쪽에서 놀다오는걸로 보이는 일본 아가씨둘이 지나가길래 노선을 가르키며 물었다.
“고래와 킨시쵸?”
일본 아가씨는 밤새 노느라 피곤했을텐데 미소를 한가득 지으며,
거기아니고 찐한 파란색 라인가서 타야된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나는 “땡큐, 아리가또고자이마스!"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는 무사히,
제대로 지하철을 타고 킨시쵸에 도착해서 뻗어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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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전날의 피곤함을 짊어진체,
약간의 감기기운으로 띵한 머리를 감싸며 일어났다.
나름 온천으로 꾸며진 찜질방 같은 ‘오에도 온천’을 가볼까 해서 오다이바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하철을 타려고 보니 일본에 와서 그 유명하다는 ‘라멘’을 한번도 못먹어봐서,
친구네 동네 식당에서 라멘을 시켜먹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테이블 몇개랑 ㄱ자 모양의 바가 있었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바에만 자리가 있어서 바에 앉았다.
맛은 뭐 한국에 있는 일본라멘집이랑 비슷??
나쁘지 않았으나, 그리 썩 맛있지도 않았다.
그래도 나름 국물까지 싹싹 마셨다는거~!
오다이바로 향해 떠났다. 이날도 JR패스를 끊었는데 JR가격만큼도 못쓰고,
중간에 모노레일 패스도 끊어서 모노레일을 통해 오다이바로 향했다.
사실 이곳에는 기대하고 있던곳이 하나 있었는데, 카지노가 법으로 인정이 안된 일본에,
카지노가 있다고 알려진 비너스포트를 갔는데..
이럴수가.. 그곳은 카지노 체험하는곳이었다.-_-;
그래서 분수대에서 사진 한방 찍고,
나와서 자동차 전시장 가서도 사진한방찍고~
밖의 대관람차를 배경으로도 사진을 한방 찍고는(밤에 한번 타보려고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못탔다~Orz),
덱스도쿄비치로 쇼핑을 하러 떠났다.
이곳엔 참 다양한 일본분위기 나는 소품들을 많이 팔고있었는데~
내가 주로 돌아다닌곳은 3층인가 4층으로 군것질거리들과, 선물용으로 좋은 상품들이 많았다.
사슴벌래도 팔고있었는데, 이녀석을 보고 있으니 페니실린이 부른 남자의 로망 가사가 문득 생각나는거다.
상상상수리나무든~ 도도도토리나무엔~ 어어어디든있지~ 꼬꼬꽃사슴벌래!
노래에 취해 나도모르게 그녀석을 집어들었다가, 사슴벌래에겐 너무 긴 여정일꺼같아 다시 제자리에 놓아두었다.
간단한 장식용품등을 좀 사고,
옷가지를 파는쪽도 구경이나 한번 해볼 요량으로 쓰윽 둘러보는데,
또.. 모자! 모자를 파는 상점이 있는거다. 카우보이 모자도 팔고, 벙거지도 팔고 뉴에라도 팔았지만,
가장 내 시선을 끌었던 모자는 다름아닌 밀집모자. 언젠가 이녀석을 목에 걸고,
뜨거운여름에 반바지에 쫄이를 끌며 해변을 거닐고야 말겠노라 라는 생각으로,
남아있는 현금이 얼마 없음에도 불구하고, 질렀는데..
이번 여름엔 아직 한번도 써보지 못했다.Orz…
나왔더니 어느새 저녁이라 옆에있는 아쿠아시티는 들어가보지도 않았고,
내가 완전 사랑하는 고양이,
그 고양이에 관련된 용품이나 소품들을 많이 팔고있는 네코타마 캣츠리빙이라는 상점을 한번 쓰윽 둘러보고는 나와서,
오에도 온천으로 향했다.
나는 ANA항공을 이용해서 일본에 왔는데,
마침 ‘ANA탑승객 오에도온천 할인행사’를 해주고 있어서, 약간 저렴한 가격에 입장을했고,
몇 안되는 유가타중에 하나를 골라서 남자탈의실로 들어갔다.
아~ 근데.. 이거 처음입어보는거라 어떻게 입어야 될지 모르겠는거다.
‘이거 끈은 당연히 허리에 둘르는거겠지.. 근데 뭐이리길어.. 허리감고 얼굴까지 감을수 있겠네..’
라는 생각을 하며 대충 대충 동여매고.. 온천탕 들어갈껀데 속에 속옷은 입는건가 마는건가 고민하다가 입고 나왔는데,
입고나오길 천만다행이지.. 유가타는 내가 평소 습관대로 앉으면, 대담한 노출남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닥 넓지는 않지만 나름 분위기있게 꾸며놓은 노천 족욕탕(?)에서 족욕도 하고..
나와서 맥주힌잔에 초밥을 먹는데,
이야~ 이거. 역시 일본음식이라 그런지..
한국의 어느 스시음식점에서 먹는거보다 맛있게 먹었다.
(몇군대 못가봤지만.. 여기 오에도 찜질방보단 다 비싼곳이었다.-_-
저녁도 맛있게 먹었겠다~
목욕탕에가서(정말 목욕탕이랑 똑같다.) 탕에 몸도 담그고~~
사우나가서 땀도 빼주고~ 몸한번 쫘악~~ 풀어준다음에,
온천에서 나왔다.
한번쯤은 가볼만한 온천(우리나라 찜질방이랑 비슷한데 찜질방이 없다~)이라고 생각된다.
시계를 보니 모노레일 막차가 끊길 시간이 다가오고..
모노레일 막차 바로 전차를 타고 가다가 레인보우 브릿지를 보고 내려서는..
역에서 레인보우브릿지를 배경으로 사진 한방 찍었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유명하다는 레인보우 브릿지.
뭐 별로 특별한건 없는 조명좀 화려한 다리였고, 광안대교처럼 생겼다.
모노레일 막차를 타고 비오는 밤거리를 달리며 짧았던 여행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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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째
가는길 친구가 배웅을 해준다고 일찌감찌 여유롭게 나와서 나리타 공항행 열차를 타려고보니..
이건 뭥미?!
한시간에 한대가 있다.-_-; 한시간있다가 있는 그 열차를타면 한국에 돌아갈수 없다…
으악!!! 패닉상태에 빠져서 괴성을 한번지르고는, 친구를 봤더니,
휴대폰으로 경로검색을 해보고는, 뺑뺑 돌아서 가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단다.
전철 타고, 갈아타고, 또 갈아타고.. 내려서 한참걸어서 전철타고 몇정거장 가서, 나리타 급행으로 갈아타서는..
겨우겨우 탑승시간 20분전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고맙다며 일본여행에서 남은 300엔을 쥐어주고는,
손을 흔들며 후다닥닥 탑승구로 가서 대한민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첫날과 끝날.. 참 긴장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꽤 재미있게 보낸 도쿄여행이었다.